오현규 수원예총 회장 “시민과 호흡하는 예총 만들 것” [인터뷰]

송상호 기자 2023. 7. 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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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 수원예총 회장이 취임식 이후 100일을 맞아 소회를 밝히고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송상호기자

 

“수원에서만 70여년을 살았어요. 이곳에선 어딜 가든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원지역에서만 20개가 넘는 합창단과 함께하면서 단원들을 지휘하고, 수원공업고등학교에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면서 전국체전 등 스포츠 무대의 총연출자로도 분하며 화합의 장을 경험해온 오현규 ㈔수원예총 회장(75).

그는 무대 위에서만 볼 수 있는 지휘자가 아니었고, 무대 뒤에서만 머무르는 연출자나 기획자가 아니었다. 무대와 무대 사이, 사람들의 생활공간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곳에서 생생한 현장의 공기를 조율하던 사람이었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사람들과 끈끈한 연대를 쌓아왔던 그였지만 누군가를 대변하는 존재이고 싶었던 적은 없었기에, 그가 수원예총을 대표하는 자리에 도전한다는 건 큰 모험이자 과감한 선언이었다. 수원에서 출발해 수원에서 끝을 맺는 여정에 대한 각오와 결심으로 예술인들을 다시 한 번 사람으로 대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3월4일 취임한 이후 100일이 훌쩍 지난 현재 그는 어딜 가든 수원예총의 달라진 존재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오 회장은 “사람들의 호응도를 원동력 삼아 무수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수원의 예술문화 향기를 더욱 짙고 선명하게 퍼뜨릴 방법을 구상하는 데만 해도 매일매일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가 취임한 이후 수원예총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팔달문화센터에서 그 변화의 징후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지난해 8월 개관한 이곳은 개관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시민들과 교감하는 공간이자 매주 주말이면 대관 행사로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이 됐다.

센터의 문턱을 누구나 손쉽게 넘을 수 있고, 예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구석까지 신경 쓰고 있다. 센터 주변의 패랭이, 맨드라미, 채송화, 달맞이꽃들을 오 회장이 직접 심었을 정도다. 또 센터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에는 수원 팔경을 음미할 수 있는 사진들이 자리하는 등 내부 곳곳에서 지역사회에 스며든 예술인들의 흔적이 배어 있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전시 역시 이름 있는 작가도 좋지만, 청년 작가들이나 대학을 갓 졸업한 이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다.

현재 모집 중인 3천333인의 수원시민예술단 역시 그가 꿈꾸는 자생력 갖춘 예술문화의 토대를 위한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예총을 포함해 9개 지부가 진행하는 행사와 공연 등뿐 아니라 수원시의 예술문화와 관련한 중요한 일정이 단원들에게 공지된다. 시민들의 결속을 다지고, 나아가 단원들이 주체가 되며 지역 예술계를 능동적인 문화 향유의 장으로 탈바꿈되는 기회가 열린다.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에 뿌려둔 씨앗을 수확할 알찬 행사와 사업들을 차근차근 헤쳐 나간다는 목표다. 

9월 팔달문화센터 일원에서는 ‘문화가 숨 쉬는 상설문화축제’를 열어 시민들과 함께 한다. 각종 문화예술단체, NGO 등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관광객들과 시민들의 공감대를 만드는 화합의 장이다. 

그는 수원천변을 따라 경관을 개선하고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또 수원지역의 90세 이상 원로 예술인들에게 지원금 등 정책사업을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공동체 문화를 선도하려고 한다. 임기 내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에게 예술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수원예술대학 개설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 회장은 “수원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수원을 위해 살다가 멋지게 퇴장하고 싶다”며 “우리가 먼저 시민들에게 다가가 무대를 보여주고 활동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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