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가 된 아들, 양육비를 보내지 못한 아버지 잘못일까?

이은지 2023. 7. 1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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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11일 (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송미정 변호사

- 비양육친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는 있지만 자녀의 양육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지 않았다면 감독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어

-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는 부모에게만 인정되는 것, 부모 중 한 명이 재혼한 경우 재혼 배우자는 입양을 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주체에 포함되지 않아

- 위법행위자인 미성년자는 손해로 계산되는 금액 모두 배상해야 할 것이지만, 감독 의무 때문에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부모의 경우 통상 과실상계 통해 손해배상액이 감액되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현재 아내와 이혼한 상태입니다. 이혼할 때 아내가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였습니다. 저는 양육비를 법에 따라 지급하고 있었지만, 업무차 해외 출장을 다니는 일이 빈번해서 아이를 직접 만나는 면접 교섭은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가끔 국내에 들어오면 아이를 만나보긴 했지만, 아이가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학교생활이 바쁘다고 해서 자주 만날 수 없었습니다. 가끔 문자나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고,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는 게 교류의 전부였습니다. 저와 아이의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하니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혼한 아내도 저에게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죠. 아내는 사춘기로 접어든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더 엇나갔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피해 학생 한 명이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는데요, 현재 피해 학생의 부모는 저의 아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동시에 부모로서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저와 헤어진 아내에게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저는 제 자식으로 인해 벌어진 일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억울합니다. 미성년자 감독 의무 위반은 전적으로 아내의 책임 아닐까요?" 이혼 가정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우선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해서 부모의 법적 책임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송미정 변호사(이하 송미정): 네, 먼저 살펴볼 것은 미성년자의 책임능력입니다.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책임능력이라고 하는데요. 통상 만 12세 정도이면 책임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서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질 경우에도 미성년자 자신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보호하고 교양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부모와 함께 사는 미성년자는 부모 보호와 감독 아래 있게 되기 때문에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일상에서 생활 지도를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성년자가 불법행위를 하면 부모는 미성년자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해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와 부모가 같이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하는 이야기시네요. 그러면 사연자분과 같이 이혼 이후에 친권자, 양육자가 아닌 경우에도 미성년 자녀의 감독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걸까요?

◆ 송미정: 이혼으로 부모 중 한 명이 친권자, 양육자로 지정되게 될 경우에 친권을 가지지 않고 아이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다른 부모 중 한 명을 비양육친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비양육친에게는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이 없기 때문에 자녀 보호와 교양에 관한 친권 규정을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비양육친도 자녀와 만날 권리가 있고,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면접 교섭과 양육비는 이혼 후에도 자녀가 부모와 친밀한 관계 속에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자녀의 복지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면접교섭 권리나 양육비 지급 의무를 근거로 비양육친에게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 조인섭: 하지만 그렇다면 비양육친은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가 늘 면제되는 걸까요?

◆ 송미정: 이것도 상황에 따라서 다릅니다. 비양육친도 부모이기 때문에 면접 교섭과 양육비 지급을 넘어서서 자녀의 양육에 실질적으로 관여를 한다면 판단은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양육친이 이혼 후에도 양육친과 함께 자녀에 대해서 자주 상의하고 중요한 것을 결정하는 등 거의 공동 양육하다시피 해서 자녀의 상태를 모두 알고 있습니다. 또는 거의 공동 양육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녀나 양육층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자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지 모두 알고 있어서 향후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걸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비양육친이라도 자녀를 직접 지도하거나 최소한 양육친에게 자녀의 상태를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녀가 어긋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직접 키우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제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 비양육친에게도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를 부과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조인섭: 비양육친의 경우에 아이를 만나면서 아이의 상태가 그런 걸 알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를 안 했다고 하면 책임이 있고, 아이를 아예 안 만났으면 그러면 그런 상태를 몰랐으니까 책임이 없다. 그렇게 되는 걸까요?

◆ 송미정: 그러니까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알고 있고, 어떤 문제가 일어날 걸 예견이 가능할 수 있었느냐. 이것이 기준인 것 같습니다. 자기가 아이가 잘못될 걸 아무런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리는 거는 좀 아니라는 생각에서 법원은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조인섭: 그런데 이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만나고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게 맞는 거는 당연한 일이겠죠. 그러면 양육자가 재혼을 한 상태라면 이 손해배상 책임에 재혼자도 포함이 되는 걸까요?

◆ 송미정: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는 일단 부모에게만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 재혼한 경우 재혼 배우자는 당연히 여기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육친이 재혼한 다음에 양육친의 배우자가 아이를 입양해서 친양자 관계가 형성되게 된 경우라면 재혼 배우자라도 손해배상을 책임을 질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조인섭: 입양이 된 상태라고 하면 그때는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네요. 그러면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이 자살을 했다라고 아까 사연에서 이야기가 됐습니다. 그 자살을 한 원인이 만약에 자녀 때문이라고 밝혀지는 경우에는 이 자녀를 양육한 부모의 경우에는 어떤 손해배상을 지게 되는 걸까요?

◆ 송미정: 불법행위로 사람이 사망한 경우에는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청구할 수 있는데요. 재산상 손해에는 치료비, 장례비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서 실제 지출된 돈과 일시 수입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생존할 동안에 얻을 수 있는 소득 액수 등이 포함이 됩니다. 그리고 정신적 손해는 우리가 위자료라고 알고 있는 것인데요. 불법행위자인 미성년자는 손해로 계산되는 금액을 모두 배상해야 할 것이지만, 감독 의무 때문에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부모의 경우에는 통상 과실상계를 통해서 손해배상액이 감액되게 됩니다. 사실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책임을 인정한 이유는 미성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미성년자가 직접 배상할 능력이 없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감독 의무만 있는 부모에게 불법 행위자인 미성년자와 똑같은 액수를 배상하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가 연대해서 책임을 지되, 통상 부모의 책임 범위는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재산적인 손해랑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데, 이 재산적 손해에는 치료비, 장례비 그리고 실제 지출된 금원이랑 또 일시 수입이라고 해서 아이가 사망했으니까 혹시 성년이 돼가지고 벌 수 있는 수입이 있었는데 그거를 잃게 되는 거니까. 그런 수익까지 배상하라고 할 수 있는 거네요.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사연자분은 이혼을 한 뒤에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은 아내로 지정된 상태에서 가끔 자녀를 만나왔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됐고, 피해 학생이 부모에게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됐는데요. 결론적으로 친권자, 양육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모를 비양육친이라고 하는데 비양육친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는 있지만 자녀의 양육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지 않았다고 하면 그러한 감독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송미정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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