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인데 예전 같지 않네요”…초복날 보신탕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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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동안 운영해 왔는데, 이제 정말 다른 장사를 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보신탕집에서도 이날 낮 12시 반경까지 1만7000원짜리 보신탕을 주문한 손님은 2명에 불과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음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5)는 "보신탕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더 이상 영업을 이어갈 수 없어 2년 전 삼계탕과 오리 요리로 메뉴를 바꿨다"며 "아직 보신탕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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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을 맞은 11일 오전 11시 반경 서울 종로구 신진시장 골목. 보신탕 전문점이 서너 곳 남은 이 골목은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60년 전통’이란 문구를 내걸고 보신탕집을 운영해 온 사장 박모 씨(60)는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박 씨의 식당 중 2층은 아예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고 1층 테이블은 8곳 중 6곳이 비어 있었다. 박 씨는 “복날 특수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라며 “단골마저 최근 발길이 끊기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보신탕집에서도 이날 낮 12시 반경까지 1만7000원짜리 보신탕을 주문한 손님은 2명에 불과했다.
● ‘개 식용’ 비판 확산에 업종 바꾸는 보신탕집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신탕 대신 삼계탕이나 오리탕 등으로 메뉴를 변경하는 곳도 적지 않다. 서울 송파구에서 음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5)는 “보신탕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더 이상 영업을 이어갈 수 없어 2년 전 삼계탕과 오리 요리로 메뉴를 바꿨다”며 “아직 보신탕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했다.
보신탕집을 운영해 온 이들은 “최근 식용 개고기 논란이 확산되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박 씨는 “시민단체 등에서 유통업체까지 찾아가 개 식용에 반대 의사를 전하고 있다. 이제 재료도 납품받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했다.
개 식용을 둘러싼 찬반 논란도 여전히 팽팽하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생존권 투쟁위원장은 “개 식용 문제는 국민의 식주권이기에 법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신고 절차를 마치고 유통하고 있는데 정치권이나 동물보호단체에서 개고기 판매를 금지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개 식용을 위해 개가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이 정서적 학대를 받고 있다”며 “정부가 개 식용을 종식하기 위한 결단을 신속하게 내려 줄 때”라고 주장했다.
● 보신탕집 대신 복날 특수 누리는 삼계탕집
복날인 이날 직장인들은 보신탕집 대신 삼계탕집으로 몰렸다. 이날 낮 12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삼계탕집 앞에서 줄 서 있던 직장인 김승환 씨(37)는 “초복이라 몸보신하러 왔다”며 “주변에도 초복이라고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못 봤다”고 했다.
맛집으로 소문난 종로구의 한 삼계탕집 앞에는 대기 번호표가 100번대까지 발급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 여파로 삼계탕 한 그릇이 2만 원에 육박한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 씨(34)는 “평소 구내식당을 이용했지만 오늘은 초복이라 삼계탕집을 찾았다”면서도 “한 그릇에 2만 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놀라 일반 백반집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삼계탕 가격은 서울 기준으로 지난해 5월 1만4577원에서 올 5월 1만6423원으로 12.7% 올랐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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