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나토 사무총장 만나 "북 불법 도발, 단호한 메시지 내야"(종합2보)
한-나토 협력, 공통→맞춤형 격상…신흥기술·AI·우주·양자로 확대
(서울·빌뉴스=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옌스 스톨덴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도발 대응해 국제사회가 단호한 메시지 발신해야 한다"며 대북 공조에 대한 나토의 지지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스톨덴베르크 총장을 면담하고 "대서양의 안보와 인도-태평양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현지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AP4) 같은 인태지역의 국가들과 나토와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나토 간 안보 협력 강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한-나토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만들어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고, 나토와 군사정보, 사이버 분야 협력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것은 취임 후 두 번째다. 둘은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을 갖고 한-나토 안보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스톨덴베르크 총장은 "안보는 지엽적인 것이 아니라 글로벌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파급 효과가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인 침략을 규탄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저희 나토 동맹들과 전 세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하고 싶다"며 "저희가 다같이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지켜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스톨덴베르크 사무총장은 이날 면담에서 △대화와 협의 △과학기술 △대테러 △사이버 방위 △신흥기술 △군축·비확산 △국방 역량 강화 △상호운용성 실질협력 △기후변화 △여성평화안보 △공공외교 등 11개 분야에 걸친 '한-나토 ITPP' 협력 문서를 채택했다.
ITPP는 2019년 9월 한-나토 간 체결한 '개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보다 한 단계 상위의 협력 문서다. IPCP는 △정치군사 연결성 △사이버 방위 △비확산 △대테러 △상호운용성 △재난구호 △화생방 7개 협력 분야를 담고 있는데, ITPP 체결을 통해 11개로 협력 범위가 늘었다.
또 한-나토 간 협력 분야를 단순 나열하는 IPCP와 달리, ITPP는 △협력 목표 △협력 분야 선정 배경 △관련 전략목표 △세부 사업내용 △사업 이행시기 등을 명시해 한-나토 간 협력을 구체화했고, 유효 기간도 4년으로 두 배 더 길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먼저 한국과 나토는 공동의 안보 도전에 대한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해 실무·고위급에서 정무·군사 분야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신흥 기술과 사이버 방위, 하이브리드 등 나토 논의에 우리 측의 참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한국과 나토의 대테러 역량 강화를 위한 협의체 설치를 추진하고, 나토 대테러 훈련과 실무 그룹에 한국의 참여를 추진한다. 아울러 국제 군비통제 체제 강화 및 군비통제 정책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군축·비확산 관련 협의' 개최 관련 분석을 공유하기로 했다.
특히 전 단계였던 IPCP는 안보 협력이 중심이었다면 ITPP으로 격상되며 데이터, 인공지능, 우주, 양자기술 등 신흥기술과 국방 과학기술, 기후 변화 등 경제안보 분야까지 아우르게 됐다.
또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표준화 및 상호운용성 분야에서 한국은 나토의 표준화 활동에 대한 참여 방안을 발굴하고, 우리 국군의 전력 구성을 통한 나토 주도 훈련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나토 과학기술기구(STO)의 다국적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 기회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국과 나토는 안보 분야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제고와 협력을 위해 관련 지식과 최적관행을 공유하고, 나토 교육 프로그램에 우리 측 참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의 나토 여성평화안보 관련 활동 참여, 공공외교 등도 추진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ITPP와 IPCP의 차별점에 대해 "기존(IPCP)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각국 공통으로 체결됐다면, 이제(ITPP)는 각국과 맞춤형으로, 나토와 상대국이 콕 짚어서 (협력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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