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에코프로…돈이 돈을 부른다[홍길용의 화식열전]
설비투자자금 저비용 조달에 도움
시총 클수록 인덱스 편입 가능성 ↑
미래가치 기대 현실 입증은 숙제
업황, 외상·재고·현금흐름 살펴야
에코프로 주가가 천정부지다. 증권사들조차 적정 가치 평가를 포기할 정도다. 전기차가 대세이고 2차전지가 그 핵심이라고 하지만 너무 먼 미래의 기업가치까지 미리 반영하고 있다는 게 증권사 분석가들의 견해다. 반면 주식을 보유하거나 매수하는 투자자들은 먼 미래의 기업가치까지 확신하는 모습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상장을 앞둔 자회사에 대한 전문투자자들의 높은 평가다.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일 수도 있고, 기업공개(IPO) 흥행에 대한 기대일 수도 있다. 같은 듯하지만 조금은 다르다.
2022년 에코프로 대차대조표에서 투자회사들의 지분가치(장부가)는 8228억원이다. 이들 회사 상당수가 장부가 훨씬 높은 가치로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했다. 덕분에 매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외상매출과 재고평가 이익이 많아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에코프로그룹은 원활하게 미래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사실상 하나의 사업군이지만 지주사 체제로 각 부분을 별로 법인으로 쪼갠 덕분에 상장 차익 기회가 다양해졌다. FI들의 높은 평가가 지주사인 에코프로 가치를 지탱하는 모양새다.
▶장부가 70억 에코프로이노베이션…1조 평가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말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FI들은 61만7784주를 174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1주당 27만7443원이다. 기업가치를 1조3283억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지난 해말 기준 에코프로 장부에 평가된 가치는 70억8100만원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4236억원으로 전년(491억원) 대비 7배 이상 불어났다. 영업이익도 19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수산화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싸게 사둔 원재료의 가치가 오른 덕분이다.
그런데 순이익은 2267억원에서 105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액도 97억원에서 171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이익 비중이 크고, 물건을 팔고도 돈을 받지 못한 매출채권이 상당해서다. 게다가 전년 2600억원이 넘었던 파생상품 처분이익도 올해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조원 넘는 기업가치가 인정된 것은 수산화리튬이 2차전지 제조에 꼭 필요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FI들의 투자조건에는 IPO가 포함된다. 이번 유상증자 이상의 가격으로 상장에 성공하면 에코프로가 가진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지분(87.1%) 가치도 최소 1조원을 넘게 된다.
▶에코프로비엠, 번 돈은 에코프로에 배당…쓸 돈은 주식형채권으로 조달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달 말 FI가 4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기로 했다. 전환가액은 27만5000원으로 보통주로 바뀌어도 지분률은 1.64%에 불과하다. 안 갚아도 되는 빚인 셈이다. 이번 CB 발행은 설비투자와 인수합병(M&A)에 쓸 돈이 절실한 에코프로비엠에 단비가 될 만하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지난 해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3.6배 2.8배 급증하지만 영업현금흐름 순유출이 오히려 2배 이상 늘었다. 매출도 늘었지만 매출원가도 함께 높아진데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마찬가지로 외상매출과 재고자산 가치상승 분이 컸다.
반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유출액은 5347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현금확보를 위해 6000억원이 넘는 주식발행으로도 모자라 5000억원 기차입금을 늘려야했던 이유다. 이 와중에 210억원의 배당금까지 지급했다. 실적호조에도 자본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이유다.
▶장부가 374억 에코프로머티리얼즈…기업가치 1조? 3조?
전구체를 만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해 12월 1주당 2만8500원에 3자 배정증자를 한다. 기업가치로 1조6502억원이다. 2021년 7월 증자 때 1주당 6000원 에서 1년만에 4.7배가 뛰었다. 2021년 3400억원, 162억원이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해 6652억원과 39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많이 불어나 영업현금흐름 순유출이 커진 점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나 에코프로비엠과 같다. 올 1분기에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증자 덕분에 차입금 급증을 막을 수 있었다.
다른 계열사사와 마찬가지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선제적인 투자는 불가피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업가치를 3조원까지 보는 견해도 있다. 지난 해 보다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신주발행 물량이 상당하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공모가 높으면 인덱스 편입…주가가 주가를 띄운다(?)
현재 FI의 평가면 증시에 데뷔할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모두 시가총액이 조 단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따라 코스피200 등 인덱스에 편입되면 기관투자금이 유입된다. 이는 또다시 주가를 올리는 동력이 된다. 시총이 커질 수록 기관자금 유입액도 늘어난다.
FI로서는 상장 시 구주매출은 물론 인덱스 편입 후 기관자금 유입 때 투자회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주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클 때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는 특성이 있다. FI들로서는 에코프로그룹의 매출과 이익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때까지 기다릴 이유는 많지 않다.
에코프로그룹으로서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를 때 충분한 미래준비 자금을 조달해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투자의 효율이 입증되어야 한다. 여러 지표가 있겠지만 현재의 높은 매출채권과 재고수준이 얼마나 낮아질 지를 살필 필요가 있어 보인다.
kyhon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연아 금메달 찾나…대한체육회, IOC에 소트니코바 재조사 요구
- 김혜수, 조인성과 연인처럼… 훈훈한 투샷 ‘눈길’
- 현영, 600억 맘카페 사기 연루…소속사는 "사생활 확인 어려워"
- 김부선 “딸 이루안, 나 몰래 결혼했다” 눈물
- ‘故 최진실 딸’ 최준희, 외할머니 주거침입 고소…“상속받은 내집, 나가달라” 요구
- 뜬금 열애설 후 임영웅 “솔직히 말하겠다 제 옆에 있는 분은…” 깜짝 라방
- '최진실 딸' 최준희, 외할머니 신고한 진짜 이유... “내 재산 수억원 빼돌려 갈등”
- 김사랑, 최근 충격근황..."다이어트 하다 병원行"
- 故최진실 아들 최환희측 “부모 역할했다”…최준희·외할머니 갈등 입장
- 김병헌 "요식업, 하는것마다 폭망…10억 사기도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