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87명 “조력존엄사 입법화 찬성”
[앵커]
의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조력존엄사.
말기 암 환자나 병으로 고통이 극심한 이들을 위한 품위 있는 죽음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자살을 방조하는 간접 살인이나 다름없다는 반론까지 논쟁이 치열한데요.
국회의원 전원에게 이런 방식의 조력존엄사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응답한 100명 중 87명은 찬성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송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년 전 피부병 주사를 맞은 뒤 척수염이 번져 복부 아래 하반신이 마비된 이명식 씨.
마약성 진통제에 의존하지 않고선 극심한 고통을 견딜 수 없습니다.
[이명식/제주시 아라일동 : "프레스로 이거를 꽉 누르면 우리가 덤프트럭에 깔린 것처럼 그런 통증이 계속 있는 거예요."]
이 씨는 고민 끝에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했습니다.
[이명식/제주시 아라일동 : "나는 사실 지금도 내가 죽을 수 있어. 나는 두 손이 있으니까 움직이지는 못해도."]
스위스의 한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한 한국인 회원은 117명, 아시아 국가 중 제일 많습니다.
의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존엄사법이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1년 넘게 계류 중입니다.
KBS가 서울신문과 함께 국회의원 전원에게 이 법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답변한 100명 중 87명이 입법화에 찬성했습니다.
정당별로 보더라도 여야 할 것 없이 찬성 비율이 높았습니다.
허용 대상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언론과 학계, 시민단체 등을 통해 논의하거나 국회 주도 또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방법론도 제시됐습니다.
[안규백/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회의 입법, 사법, 행정 각 분야에서 관심과 비판과 여론, 여러 가지 역학 작용이 동시에 일어나서 이 법안이 성안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말기 환자이거나 고통이 심한 난치병에 걸릴 경우 조력존엄사를 선택하거나 고려하겠다는 국회의원은 89명이었습니다.
조력존엄사가 합법화된 곳은 벨기에와 스페인 등 유럽 9개 나라와 캐나다, 호주, 미국 10개 주 등입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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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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