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미리 사놓고 "매수 추천"…수억 챙긴 애널리스트, 구속 면했다

법원 "혐의 내용 무겁지만…수사 정도 등에 비춰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있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주식을 미리 사 놓고 매수 리포트를 작성해 5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어모씨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7.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추천하는 리포트를 써 주가가 오르면 매도한 혐의를 받는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구속을 면했다.

김지숙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혐의 내용이 무거우나 불구속 수사의 원칙,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의 정도,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춰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 어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또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주거가 일정한 점, 사회적 유대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직무대리 채희만)는 지난 7일 어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어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추천하는 리포트를 작성하고, 리포트가 공개된 뒤 해당 종목 주가가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챙기는 수법으로 총 5억2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어씨는 다른 사람 명의의 증권계좌와 휴대폰을 빌려 거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약 10년간 22개 종목을 사고 팔면서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은 지난달 27일 어씨의 부정거래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달 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한편 어씨는 DB금융투자에서 일하다가 금감원과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