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마트가 1만초 동안 수산물 정밀검사 하는 이유 [영상] [언박싱]

2023. 7. 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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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상품안전센터 연구원이 고등어를 갈아 넣은 통을 방사능 검사기에 집어넣고 있다. 김벼리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이마트 구로점 내 상품안전센터. 흰색 가운을 입은 이마트 상품안전센터 연구원이 산지에서 올라온 샘플 고등어들의 배를 칼로 갈랐다. 뼈를 분리해 버리고, 남은 살점들을 한데 모아 믹서기로 잘게 다졌다. 갈린 고등어 살점을 검사용 통에 담아 평평하게 누른 뒤, 방사능 검사 기기에 집어넣었다.

이마트, 올해 1월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 도입…“고객이 믿도록 시스템 도입”
이마트 상품안전센터 연구원이 고등어의 살을 분리하고 있다. 김벼리 기자

이날 상품안전센터에서는 연구원들이 수산물들에 대한 정밀 검사를 하고 있었다. 산지에서 배송된 수산물 샘플들을 정밀검사해 세슘, 요오드 등 방사능 수치를 파악하는 작업이다. 한 번 검사하는 데 1만초, 대략 3시간이 걸린다.

염이용 이마트 수산팀 부장은 “식품안전센터에 있는 방사능 검사 기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쓰는 것과 같은 기기”이라며 “법적인 기준에 맞춰 1만초 동안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를 검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두 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우선 여주·시화·대구, 권역별 물류센터 3곳에서 방사능 간이검사기를 통해 산지에서 올라온 수산물들을 무작위로 선별해 검사한다. 간이검사인 만큼 상품 겉에 있는 방사능을 검출하는 단순한 방식이다. 동시에 이마트 식품안전센터에도 산지에서 샘플을 받아 별개로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선제적으로 강화했다. 2021년에는 고순도 게르마늄 감마 핵종 분석 기기를 구매하며 정밀검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마트 상품안전센터 연구원이 뼈를 분리한 고등어를 믹서기로 갈고 있다. 김벼리 기자

특히 이마트는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와 관련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염 부장은 “오염수 방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마트는 이미 1년 전 유관 부서들이 대응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결론은 안전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었다. 정부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안전시스템을 만들어 고객들의 불신을 줄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물이 ‘방사능 안전관리체계’다. 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해당 관리체계를 시행하고 있다.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 단계를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대응 단계는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와 관련 매출액 추이, 언론 보도 빈도 등을 기준으로 ▷평시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나뉜다. 평시에는 검사 대상 전체 어종의 최대 25%, 주의 단계에서는 최대 75%, 경계 단계는 최대 100%를 샘플 검사한다. 심각 단계가 되면 판매를 중단한다.

또 이마트는 수산식품의 원산지 이력도 추적하고 있다. 광어, 굴, 참굴비, 멸치 등을 수산물 이력제 상품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달에는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수산식품 안심이력제 시범사업’에도 동참하며 이력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롯데마트, 모든 유통단계 안전성 검사…홈플러스도 안전관리 프로세스 확립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내놓은 지 이틀째인 6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이마트뿐 아니라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들은 모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상황에 예의주시하며 수산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국내산 수산물에 대해서도 공급업체에서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만을 확보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산 수산물을 공급하는 모든 업체들이 반드시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또 자체적인 방사능 검사 장비를 확보하고 철저한 수산물 안전관리 프로세스를 확립했다. 앞으로 일본에서 처리수를 방류할 경우 정부의 정책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산물 안전을 지킬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2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비한 대응전략을 수립했다. 산지에서 매장에 상품이 들어오는 모든 단계에서 수산물 안전성 검사 체계를 시행 중이다. 롯데안전센터에서 주요 포구별 샘플에 대해 분기별 1회 진행하던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현재는 주 4회로 늘렸다. 앞으로 방류 시점에는 검사 횟수를 더 늘릴 예정이다.

앞서 7일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검토보고서를 공개하며 “도쿄전력 오염수 처리계획이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배출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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