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확보 나선 기업들, 하반기 유상증자 줄잇는다

최두선 2023. 7. 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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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박스피 장세가 굳어져가는 모양새다.

주가 관리 등 기업가치 강화에 나서는 상장사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주력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하반기에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대형 IPO 계획이 주춤한 상황에서 기존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늘린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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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설비투자 늘며 자금조달 이어져
상장사 하반기 4조6천억 유증계획... 이중 93%가 3분기에 이뤄질듯
박스피 장세에 유동성 줄어든 증시... 유상증자 늘며 투심 위축될 우려
하반기 들어 박스피 장세가 굳어져가는 모양새다. 주가 관리 등 기업가치 강화에 나서는 상장사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3·4분기에만 4조원이 넘는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11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고 납입일이 도래하지 않은 자금 규모가 4조6000억원에 달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제외한 것이어서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가운데 93%는 3·4분기 중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를 통한 유상증자를 제외한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었다. 상반기를 통틀어조달한 자금보다 많은 돈을 3·4분기에 조달하는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 공급이 하반기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70% 가까이 감소하는 등 자금조달에 고심하던 상장사들이 다시금 손을 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하반기에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대형 IPO 계획이 주춤한 상황에서 기존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늘린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상반기에 비해 유동성은 약해지고 있지만 하반기 기업의 자금 수요가 설비투자를 필두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자금조달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1·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은 1818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20조8000억원 증가했다. 대체로 2차전지 밸류체인 및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업종은 국내에서 시설투자 증가 속도가 높은 산업군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자본재 신규주문은 설비투자 모멘텀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는데 역사적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 압력과 소비 위축에도 글로벌 설비투자 모멘텀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주식 공급이 다시 증가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수급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상반기 코스피에서 12조원어치를 산 외국인의 수급이 약해지는 가운데 오히려 위험 신호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이달을 포함해 3·4분기에 걸친 유동성 효과 둔화 국면을 감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익 추정치가 상승하고 있는 국면에서 가파른 가격 조정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불거지고 있는 크레딧 리스크는 업종별 전망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일부 상장기업들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투자심리가 급락한 것처럼 자금조달 방식과 규모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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