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남성 셋 중 둘은 미혼...가사부담 공평하게는 ‘머릿속’으로만
“요새 ‘적령기’란 게 있나요. 저는 취업 공부하다가 스물여덟에 대학 졸업했고, 직장도 스물아홉에 들어갔어요.”
미혼 남성 직장인 이모(34)씨는 “아직 결혼도 그리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씨처럼 30대 초반(30~34세) 미혼인 남성의 비율이 2010년 50.2%에서 2020년 65.9%로 늘어났다. 30대 초반 남성 셋 중 둘은 싱글이란 얘기다. 30대 초반 여성의 미혼 비율도 2010년 29.1%에서 2020년 46%까지 올랐다.
통계청은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이런 내용을 담은 ‘저출산과 우리 사회의 변화’ 통계를 발표했다. 30대 초반 미혼 청년이 늘어난 데 대해 김경희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졸업·취업이 늦어지고 만혼 풍조가 이어지는 데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50%(지난해 ‘한국의 사회지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사회 의식 변화도 한몫했다”고 했다. 결혼을 안 하거나 미루다 보니 출생아도 줄었다. 지난해 출생아는 24만9000명으로, 2012년 48만5000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공평한 가사 분담이 맞는다는 생각은 하지만, 여전히 집안일은 아내가 주로 하는 게 현실이었다. “남녀 가사 분담이 공평해야 한다”는 의견은 2022년 64.7%로, 2012년 45.3%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하고 있다는 비율은 남편의 21.3%, 아내의 20.5%에 불과했다.
다만 남성 육아휴직자는 2011년 전체 육아휴직자(9만4000명) 가운데 3.3%에서 2021년엔 전체(17만4000명)의 24.1%를 차지하며 크게 불었다. 코로나를 겪으며 유연근무제 활용률도 2015년 4.6%에서 2021년 16.8%까지 늘었고 2022년에도 16.0%로 비교적 높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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