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전기차 앞세운 지리, 中 1위 탈환 시동

강현우 2023. 7. 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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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타깃으로 삼는 테슬라의 모델3가 23만위안에서 시작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지리가 가격을 높게 책정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리가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해 내세운 또 다른 전략은 배터리 스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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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목탐구 / 지리
방전 배터리 교체 서비스 확대
고급라인 '지커'로 공격 영업
내수 1위 비야디와 차별화 전략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판매량에서 세계 최대이기도 하지만 변화 속도에서도 세계 최고로 꼽힌다. 전체 신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전기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수소차 등)의 비중은 2020년 6%에서 2021년 13%, 2022년 25.6%로 뛰었다. 올해는 33%로 전망된다.


시장의 중심이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부상한 기업이 비야디(BYD)다. 대응에 늦어 뒤처진 업체도 있다. 한때 민간 1위를 달리던 지리자동차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리가 그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 충전 시간 문제를 해결한 ‘배터리 스와프’ 등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리는 지리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지리그룹의 주력 완성차업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중국 민영 완성차업체 가운데 판매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비야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리와 비야디의 판매량은 2021년 각각 133만 대, 72만 대에서 2022년에는 139만 대, 185만 대로 역전됐다.

지리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했다. 중저가 중심의 비야디와 달리 고급 브랜드 지커를 2021년 10월 출범시켰다. 지커의 주력 모델인 ‘001’은 가격이 30만위안(약 5400만원)부터 시작하는 고가 스포츠 세단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타깃으로 삼는 테슬라의 모델3가 23만위안에서 시작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지리가 가격을 높게 책정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커는 최근 중국 전기차 신세력으로 꼽히는 리샹이나 웨이라이(NIO), 샤오펑 등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6월 판매량은 1만620대로 브랜드 출범 이후 처음으로 1만 대를 넘어섰다. 지커 001은 30만위안짜리 기본 모델이 272마력,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 742㎞의 성능을 갖췄다. 지리그룹 계열사인 볼보, 고성능 전기차 업체 폴스타 등과 협업하면서 확보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중국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완성차기업으로서 20년 이상 제조 경력을 쌓아왔다는 점도 있다. 신생 업체에 비해 품질 안정성이나 사후 서비스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지리가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해 내세운 또 다른 전략은 배터리 스와프다. 배터리 스와프는 배터리가 방전되면 교환소에서 일정 금액을 내고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로 바꾸는 서비스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인 충전 시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꼽힌다.

지리는 2017년부터 독자적으로 배터리 스와프 기술을 개발해 왔다. 2021년 9월 E에너지라는 브랜드의 교환소를 서부 대도시 충칭에 처음으로 열었으며 2025년까지 5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리는 현재 1회 교체 비용 65위안 수준으로 배터리 스와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리 관계자는 “배터리 스와프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지리의 자동차를 더 많이 파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리그룹이 다른 중국 완성차업체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해외 브랜드를 다수 확보했다는 점이다.

2010년 스웨덴 볼보를 인수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고급 전기차 브랜드 링크&코를 출범시켰다. 2017년에는 말레이시아 최대 완성차업체 프로톤을 사들이면서 프로톤이 갖고 있던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도 함께 손에 넣었다. 2018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다임러트럭 등을 보유한 독일 다임러그룹의 지분 9.69%를 인수했고, 벤츠와 소형 전기차 합작사인 스마트를 설립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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