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극한호우’ 문자에 수도권 직장인 발 동동···“조기퇴근 시켜주세요”
‘물 폭탄’ 교통 체증 등 퇴근길 우려
기상청이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영등포구·동작구 일대에 ‘극한호우’를 알리는 긴급 재난문자를 사상 처음 발송한 가운데 지하철 일부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는 등의 소식이 전해지자 직장인 등이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 구로구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는 김모씨는 이날 “재난문자가 발송되고 조기퇴근 공지가 내려와서 오후 4시40분쯤 퇴근했다”며 “비가 많이 온다고 일찍 퇴근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비가 정말 무섭게 내리고 극한호우란 표현까지 나오니 (퇴근 시간을) 앞당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인들에게 얘기하니 제대로 된 직장이라고 했다”며 “다들 퇴근 걱정을 하더라”라고 했다.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물 폭탄’ 속 퇴근을 걱정하는 수도권 직장인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특히 폭우로 인한 지하철 운영 중단과 도로 침수 소식이 들려오자 교통체증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날 오후 3시56분쯤 집중호우로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구간 열차 양방향 운행이 일시 중지되면서 퇴근길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서울 지역은 도로 상황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노들로에서 올림픽대교 하남 방향 진입 연결로가 물 고임으로 전면 통제됐고, 동부간선로 의정부 방향 성수JC에서 성동JC 구간과 올림픽대로 하남 방향 여의상류에서 한강대교 남단 구간도 물 고임 현상으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서울시는 27개 하천의 출입을 전부 통제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직장인들 퇴근시켜라. 이런 날씨엔 창밖 보면서 집에 어떻게 갈까 걱정만 하고 일 못 한다”라며 조기 퇴근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서울 서초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A씨(32)는 “지난해 8월 폭우 때도 회사에 갇혀 고생했는데, 회사는 학습이 전혀 안 된 것 같다”며 “일단 일찍 귀가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무 말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기상청은 “호우경보가 발효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을 중심으로 오늘(11일) 밤까지 시간당 7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이날 퇴근 시간 대중교통 집중배차 시간을 연장했다. 이에 기존 오후 6∼8시인 지하철·버스 퇴근 집중배차 시간대는 오후 8시30분까지 30분 늘어났다.
호우경보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 지하철은 막차 시간이 종착역 기준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30분 연장 운행될 수 있다. 버스는 침수로 인한 도로 통제가 발생하면 우회노선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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