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악재로 우승 좌절?' 현대건설에 포기란 없다

고성=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3. 7. 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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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강성형 감독. 한국배구연맹

지난 2022-2023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 현대건설은 새 시즌 다시 정상에 오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10일부터 13일까지 경상남도 고성군 일대에서 전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시즌 종료 후 외부에서 훈련을 진행한 적이 없었다"면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이런 훈련을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밝아보여서 긍정적"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새 시즌 준비가 맘처럼 쉽지는 않다. 강 감독은 "시즌을 마친 뒤 선수단 구성이 많이 바뀌었고,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은 이제 처음으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면서 "전체적인 훈련은 아직 안 되고 있지만 다른 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시즌 동안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2022시즌 28승 3패 승점 82를 기록, 2위 한국도로공사(승점 70)를 무려 12점 차로 제치고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으로 리그가 조기 종료된 탓에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지 못해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했다.

곧바로 다음 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2-2023시즌 개막 후 15연승을 달리는 등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즌 중 주포 야스민(27)과 주전 리베로 김연견(30) 등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뒤 하락세를 탔다.' 배구 여제' 김연경(35)을 앞세운 흥국생명(승점 82)에 밀려 2위(승점 70)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 한국배구연맹

정규 리그 2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지만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와 3전 2선승제 승부를 펼쳤는데 1, 2차전을 모두 내주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무산됐다.

강 감독 입장에선 지난 시즌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는 "개막 15연승이 오버 페이스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당연하고 그 상황에서 분위기를 잘 끌어 올렸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야스민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선수들이 느낀 부담이 컸다. 결국 체력적인 문제 탓에 힘든 시즌을 보내야 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예기치 못한 부상 악재가 있었지만 상승세를 타는 동안 전력 노출이 많이 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강 감독은 "처음 지휘봉을 잡은 2021-2022시즌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좋아진 부분이 많다"면서도 "두 시즌 동안 상대에게 전력 노출이 많이 돼서 어려운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선 많은 변화가 생겼다.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도입된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를 통해 태국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이 시퉁(24·174cm)을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V리그 경험이 풍부한 모마(30·184cm)를 지명했다.

강 감독은 두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태국 국가대표로 출전해 깊은 인상을 남긴 위파이의 합류를 크게 반겼다. 그는 "아시아 쿼터는 팀에 필요한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로 잘 뽑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훈련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위파이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과 리시브 라인에서 잘 버텨준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 한국배구연맹

비시즌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체력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부상 관리를 위한 근력 운동량을 늘렸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팀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팀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만큼 나머지 선수들의 개인 기량 발전을 위한 훈련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발전하면 팀도 강해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태극 마크를 달고 VNL에 출전한 이다현(22), 정지윤(22), 김다인(25)은 대회를 마치고 일주일간 휴식을 취한 뒤 팀 훈련에 합류했다. 강 감독은 당초 4일 휴식을 주려 했지만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고려해 휴가를 늘렸다. 그는 "그동안 팀 훈련을 진행하지 못해서 욕심이 있었는데 체력적인 부담이 클 것 같아서 더 쉬게 했다"면서 "푹 쉬고 합류한 뒤 좋은 분위기에서 훈련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잘 쉬고 돌아온 것 같다"고 3명 선수들의 복귀를 반겼다.

대표팀에 차출됐던 3명은 현대건설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로 기대를 모으며 '현미즈'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강 감독은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인데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도 많은 걸 경험하고 있다"면서 "대표팀에서도 서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만큼 더 크게 발전할 거라 본다"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강 감독이 성장을 기대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강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아웃사이드 히터 김주향(24)에 대해 "(김)주향이의 자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제 역할을 해줘야 팀이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들 블로커 나현수(24)에 대해서는 "지난해 합류한 뒤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영향력을 발휘할 만큼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정상 근처까지 올라섰지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한 현대건설이다. 강 감독은 "그동안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행복한 배구를 해왔던 것 같다"면서 "지난해에는 주축 선수들의 갑작스런 부상이 있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올해도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겠지만 정상에 올라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성=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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