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철수" 선언하고 신제품 출시? 하이네켄·필립모리스…남은 기업들

김하늬 기자 2023. 7. 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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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발발을 계기로 러시아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공언했던 글로벌 기업들 중 일부가 이후 1년 넘게 러시아에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미국 CNN방송은 예일대 제프 소넨펠트 교수 연구팀이 공개한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철수 현황' 자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발발한 작년 2월부터 추적조사한 1500개의 글로벌 기업 가운데 1028개 기업이 자발적으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영업 중단, 사업 축소 등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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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예일대 연구팀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철수 현황' 인용 보도

"하이네켄 맥주, 필립모리스 담배, 도브 샴푸…"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발발을 계기로 러시아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공언했던 글로벌 기업들 중 일부가 이후 1년 넘게 러시아에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일대 제프 소넨펠트 교수 연구팀이 공개한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철수현황' /사진=예일대 웹사이트

10일 미국 CNN방송은 예일대 제프 소넨펠트 교수 연구팀이 공개한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철수 현황' 자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발발한 작년 2월부터 추적조사한 1500개의 글로벌 기업 가운데 1028개 기업이 자발적으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영업 중단, 사업 축소 등으로 전환했다.

반면 500여개 기업은 여전히 정상영업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맥주로 유명한 하이네켄과 담배 브랜드 필립모리스, 샴푸 등 세안제와 로션 브랜드 '도브'가 속한 유니레버 등이 러시아를 떠나겠다고 발표해놓고 1년 4개월 넘게 영업하고 있었다.

예일 연구팀은 "하이네켄은 러시아에 7개의 양조장과 1800명의 직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전장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에서 새로운 (맥주) 브랜드를 출시해 경쟁사가 러시아를 떠난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넨펠트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발적으로 러시아 사업 축소를 발표해놓고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전쟁상황을 활용하는 수익자로 활동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 제품을 사는 건 푸틴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예일대 제프 소넨펠트 교수 연구팀이 공개한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철수현황' /사진=예일대 웹사이트

하이네켄은 "우리는 러시아 철수를 약속했다"며 "러시아 사업을 인수해 줄 파트너를 찾아 지난 4월 러시아 정부에 서류를 제출한 상태"라고 CNN에 해명했다. 러시아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아 철수 작업이 보류됐다는 것. 하지만 소넨펠트 교수는 "러시아 규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뒤로는 발뒤꿈치를 질질 끌고 있다"며 하이네켄 측이 매각을 일부러 더디게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도브' 비누와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립톤' 차를 만드는 유니레버도 비슷한 상황이다. 예일대 팀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전장 발발 이후, 필수품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이스크림과 같은 제품을 팔고 있다. 러시아를 떠나겠다는 기업들의 약속을 모니터링하는 단체 '모럴 레이팅 에이전시(MRA)'에 따르면 유니레버의 러시아 경제에 대한 지원 규모는 연간 7억1200만 달러(약 9256억원)로 추정된다. MRA 설립자인 마크 딕슨은 CNN에 "도브 비누가 러시아의 탱크 가격을 충당할 만큼 팔렸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비누가 더럽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러시아에 남아있다. 필립 모리스는 러시아에 남은 다국적 기업 중에 최대 규모로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내 사업 규모가 25억 달러(약 3조 2500억원)다.

예일대 제프 소넨펠트 교수 연구팀이 공개한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철수현황' /사진=예일대 웹사이트

예일대 팀이 공개한 목록에는 한국 기업도 포함됐다. 추적 대상 기업 가운데 삼성, LG, 현대차, HMM, 대한항공 등 5개 회사는 이미 영업을 중단했거나 철수한 상태다. 다만 포스코는 모스크바에 자회사를 남겨두고 영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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