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 확대… 달러자산 승계 늘어" [머니웨이브, 리더에게 듣는다]

김태일 2023. 7. 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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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투자목적 해외주택 구매 증가세
상속·증여 측면 달러자산 적합
환율 변화 감안해도 유리한 편
초고액 자산가들 포트폴리오 가장 앞단에는 부동산이 있다. 주식, 채권, 파생 등 금융상품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자산 3분의 2가량은 부동산에 집중된다. 무엇보다 본인이나 자녀가 외국에 생활 터전을 잡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들이 가진 자산도 국경을 자주 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승계는 달러자산으로"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사진)는 11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자산가들 본인도 1년에 3분의 1 이상은 해외에 나가고, 다음 세대 역시 가령 뉴욕에서 직업을 갖고 거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상속·증여 측면에서도 '달러 자산'을 물려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선 '1가구 2주택'부터 여러 명목으로 세금이 붙는다"며 "두 채를 가지려는 이들이 국내와 해외에 하나씩 주택을 마련해 이를 피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70~80%로 단연 최대 비중을 차지한다. 달러 자산으로 투자할 목적이 있는 동시에 자녀 교육을 위한 의도도 있다. 주로 '콘도'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국내로 치면 아파트에 해당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같은 경향에 대응,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와 제휴를 맺어 고객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현지실사도 지원한다.

자산 안정성도 보장받을 수 있다. 유 상무는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데다 통용이 많이 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의 흔들림에도 버틸 방어력을 갖추고 있다"며 "환율은 늘 변하지만 크게 보면 달러 대비 원화 약세 구간이 훨씬 많다"고 짚었다.

절세보다는 상속·증여의 '원활함'이 자산가들을 이끄는 요소로 꼽힌다. 유 상무는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을 자녀에게 넘길 때 국세청이 국내 직업이나 생활정도를 기준으로 납세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미국 영주권자도 한국에서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며 "다만 아들이나 딸이 현지에 발 붙이고 살 계획이라면 달러 자산 승계가 개인이 아닌, 패밀리 차원에선 결국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미국, 유럽 등으로 본 거주지를 옮기는 초고액 자산가 자녀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현지 자산 투자가 불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주식은 '글쎄', 채권은 '장기물'

자산가들은 국내주식에는 여전히 차가운 모습이다. 글로벌 대형 펀드들이 여전히 1~2% 수준으로 한국을 담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기투자보다 환율 등락에 맞춰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구미를 당길 반도체, 통신 등 독과점 산업이 부족하기도 하다.

반면, 채권을 향한 관심은 비교적 커졌다. 올해 들어 긴축 완화 신호가 감지되면서 '채권 개미'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는데 자산가들의 태도도 비슷하다. 유 상무는 "채권은 만기 보유시 발행주체의 부도 여부만 따지면 되는 만큼 재무제표 등을 면밀히 뜯어볼 필요가 없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투자수단"이라며 "자산가들은 주로 미국 장기채나 10년물 이상 국고채 등을 매수해 놓고, 금리 인하시 중도매매로 자본차익을 노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매도가 필요할 때 즉시 거래되길 원하기 때문에 신흥국이나 비우량, 투기등급(하이일드) 채권 등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 상무를 포함해 20여명으로 꾸려진 GWM 부서는 자산가 개인의 자산관리(WM)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2세들을 대상으로 지분 매각, 미래사업 발굴 등도 지원한다. 이 역시 '가업 승계' 전략 가운데 하나다. 최근에는 다양한 섹터를 살펴볼 수 있는 자산운용 및 벤처캐피탈 분야에 나서거나 비상장 펀드·투자조합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0억원 이상 예치 고객부터 초고액 자산가로 분류한다. 모두 2000여명에 이른다. 100억원을 넘기면 '패밀리오피스'로 묶어 따로 관리한다. 투자 절대원칙인 '분산투자'를 이들의 자산관리에 적용한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 하나를 짜기 위해 부동산, 국내외 세무, 금융·증권 등 여러 분야 전문가 함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구별되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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