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멈춰세운 폭우 12일까지 180㎜ 더 온다
중부지방에 물폭탄이 쏟아지며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지고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 동작구 등에는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처음 발송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20분을 기해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11일 오후 4시 기준 수도권과 강원내륙, 일부 충남, 남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돌풍,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오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기상청(서울) 102.5㎜, 성남·부천 88㎜, 문막(원주) 81.5㎜, 해운대(부산) 74㎜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11일 밤 시간당 7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려 12일까지 최대 18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고 있고 남부지방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돼 추가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며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어 시설물 점검과 교통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도권에 폭우가 내리며 기상청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처음으로 발송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구로구 구로동, 영등포구 신길동, 영등포구 대림동, 동작구 상도동, 동작구 상도1동, 동작구 대방동, 동작구 신대방동에 재난문자가 송출됐다.
여주서 하천변 산책 70대 사망
기상청은 1시간 누적 강수량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이 동시에 관측될 때를 극한호우로 규정하는데,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2㎜를 넘을 때는 즉시 극한호우로 판단한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과 부산시에 호우경보가 발표됨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11일 오후 3시 40분을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한편 폭우로 인한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경기 여주시에서는 하천변으로 산책을 나갔던 70대 남성이 불어난 강물에 휩쓸리는 바람에 숨졌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2분쯤 여주시 홍문동에서 "아침에 운동을 나간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방범카메라 등을 통해 A씨(75)의 동선을 추적해보니 오전 9시쯤 인근 소양천변 산책로를 걷다가 강물에 휩쓸린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본,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부산 사상구 학장천 물이 불어나면서 68세 여성이 학장천에 고립됐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슷한 시간 75세 남성도 학장천에 고립됐으나 20여 분 만에 구조됐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3시 17분 동남권과 서남권 11개 자치구에 침수예보를 발령하는 한편 지난해 수해를 입은 강남역 일대를 포함해 대치역, 이수역 인근 침수취약도로를 통제했다. 서울시는 호우경보가 지속될 경우 지하철 1~9호선 막차 시간을 30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지하철도 집중호우로 인해 경부선 전 열차가 운행이 중지됐다가 재개됐다. 오후 3시 56분 영등포역에서 금천구청역 간 상·하선 열차 운행이 16분간 중단됐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7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2∼26도, 낮 최고기온은 27∼33도로 예보됐다.
[박나은 기자 / 지홍구 기자 / 진창일 기자 /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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