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 美냐 中이냐 선택하는것"

손일선 특파원(isson@mk.co.kr) 2023. 7.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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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후보 라이칭더 강조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선거가 미·중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1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는 전날 '이란(宜蘭) 해외여행자 지원협회 심포지엄'에 참석해 "내년 1월 선거는 중국 또는 미국을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또 라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중국 공산당과 행정기관이 몰린) 중난하이와 백악관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라고 전했다. 총통선거 결과에 따라 대만의 대미, 대중 관계가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차이잉원 총통 집권기에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글로벌 산업 공급망에서도 대만의 중요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민진당은 대중국 강경론을 표방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 당국 간 교류를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차이 총통은 미국에서 무기 구입을 확대하는 등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당은 친중 행보를 통해 민진당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국민당은 민진당이 양안(중국과 대만)을 전쟁 위험에 직면하게 했다며 중국과 함께 걷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 총통 후보는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이다.

이처럼 후보별로 미·중에 대한 입장이 확연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은 친미 성향의 민진당 후보를, 중국은 친중 성향의 국민당 후보를 지원하는 분위기다. 내년 대만 총통선거가 미·중 대리전 성격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연장선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총통선거와 관련해 "대만이 자국 미래를 두고 홍콩 또는 우크라이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중국과 손잡을 경우 홍콩처럼 거대 권력에 자치권을 빼앗기고, 미국 편에 설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는 의미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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