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부활 총력 … 소재공장 신축비 3분의 1 지원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3. 7.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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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실리콘웨이퍼 강자 '섬코'
공장 설립에 지원금 퍼부어
세계 공급망 리스크 대비
반도체 소재 초격차 노려
반도체 투자예산 2조엔 확보
글로벌기업 유치도 팔 걷어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일본이 뒤처져 있는 반도체 제조뿐만 아니라 강세를 보이는 소재·장비 분야에서도 전폭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경제 안보를 위한 핵심 산업으로 반도체가 1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비교우위를 점한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경쟁국과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반도체 소재 대기업 섬코(SUMCO)가 지을 예정인 첨단 실리콘 웨이퍼 공장에 일본 경제산업성이 보조금 750억엔(약 6900억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장 설립에 들어가는 투자액 2250억엔(약 2조700억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이다. 규슈 사가현에 제조 본부를 두고 있는 섬코는 새 공장에서 2029년부터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섬코는 지난달 사가현에 공장용 산업 용지 22㏊ 취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섬코는 1999년 스미토모금속공업(현 일본제철)과 미쓰비시머티리얼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현재 실리콘 웨이퍼 시장 점유율에서 신에츠화학에 이어 세계 2위다. 신에츠화학과 섬코 등 일본 기업의 실리콘 웨이퍼 시장 점유율은 56.3%로 압도적이다. 나머지는 대만(18.9%), 독일(12.2%), 한국(11%) 기업이 고르게 차지하고 있다. 미·중 대립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반도체와 관련 부품의 자국 내 생산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일본도 경제산업성 주도로 최근 2년간 반도체 관련 예산만 2조엔(약 18조4000억원)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구마모토현 공장에 최대 4769억엔,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협업해 건설 중인 미에현 공장에 최대 929억엔을 보조할 방침이다.

이번 섬코 지원에 앞서 일본 정부는 일본 1위 반도체 패키지 기판 업체 이비덴의 제조 공장에 최대 405억엔, 최근 노광장비 공장 건립을 발표한 캐논에 최대 111억엔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경제산업성 산하 국부펀드 산업혁신투자기구(JIC)를 통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자국 기업 JSR을 주식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JSR은 포토레지스트 분야 1위 업체로 시장 점유율이 28%에 달한다. JIC는 JSR 공개매수를 위해 1조엔(약 9조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매출을 2030년 15조엔으로 2020년 대비 3배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보조금을 앞세워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의 생산 공장을 유치하고 있으며, 자국 기업으로 구성된 반도체 연합체 라피더스가 홋카이도에 건립 중인 공장에도 거액을 지급하고 있다. 대만 3위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PSMC도 최근 일본 내 반도체 공장 설립에 나섰으며, PSMC도 일본 정부에 보조금과 세제상 우대 조치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 거점 확대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물 확보가 과제가 되면서 관련 설비 건설에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NHK는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제조를 위한 공업 용수 확보에 필요한 정수장과 송수관 등 설비 건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새로운 제도를 구축할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규슈는 원래 물이 풍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 TSMC가 연내 완공할 예정인 첫 번째 공장이 구마모토현에 자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TSMC는 두 번째 공장도 인근 지역에 건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 공장 건설은) 구마모토현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TSMC뿐만 아니라 소니도 최근 구마모토현에 이미지센서 반도체 공장 신설을 위한 용지 취득 방침을 밝혔다. 교세라도 620억엔을 투입해 나가사키현에 반도체 부품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관련 업체가 규슈에 몰려들면서 산업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엔지니어 구인 수도 최근 2년 새 2.8배가량 늘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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