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 FC '회색빛 킥오프'…"한국 축구 저변 확대 노력"

박석원 기자 2023. 7.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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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고양특례시 한 축구장에서 로얄 fc 최재익 단장이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인마! 끝까지 해! 그게 아니지! 슛, 슛! 오케이.”

지난 8일 오후 1시께 고양시 덕양구 농협대 운동장에 들어서자마자 한껏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엄습했다. 주인공은 로얄 FC(Football Club).

어림잡아도 최소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대다수였다. “포기하지 마. 할 수 있어. 괜찮아. 더 적극적으로 해보자.”

경기 내내 이들이 드러낸 열정과 진정성은 국가대표 못지않았다. 그렇게 25분을 내리 뛰어댔다.

휴식도 잠시, 또다시 비장한 표정으로 운동장을 곳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반복한지 어느덧 2시간째, 드디어 이들을 조우할 수 있었다.

로얄 FC는 지난 2004년 창단한 ‘실버축구단’이다. 축구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다져 모든 분야에서 ‘왕(Royal)'이 돼 보자는 게 창단 취지다.

초기에는 최상국, 김용세, 정기동, 김진국, 서윤찬, 이회택, 김재한, 황선홍, 홍명보 등 과거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스타들이 대거 합류하기도 했다. 여기에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이들도 다수 포함됐다.

덕분에 로얄 FC는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했고, 결국 전국에서 ‘무적의 팀’으로 칭송받을 정도로 발전했다.

실제로 로얄 FC는 창단 이래 무수히 많은 경기를 치렀지만, 패배한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다. 이 때문에 한때 항간에선 ‘로얄 FC는 앞으로 국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이에 로얄 FC는 2018년부터 동아시아 등 국제무대에 발을 뻗었고, 수차례 우승컵을 휩쓰는 등 무서운 행보를 거듭했다.

8일 오후 고양특례시 한 축구장에서 로얄 fc 최재익 단장이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사실 그 중심에는 최재익 단장(77)이 있다. 최 단장은 유년시절 축구선수를 준비하다 개인사정으로 중도 포기했으나 끝까지 축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나이가 들어서도 선·후배들과 축구를 계속 하고 싶다는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현재는 연골 문제로 직접 경기에 참가하진 못하지만, 사업을 하며 벌어들인 돈으로 로얄 FC를 위한 각종 장비와 간식 등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최근엔 수억원을 들여 전용구장까지 조성했다.

물론 한국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서울시축구협회장을 역임한 게 대표적이다.

그런 최 단장의 최종 목표는 보기보다 소박하다. 한국 축구가 세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보다 나은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최 단장은 “한국 축구가 근본적인 발전을 이뤄내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그러려면 배움의 기회를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즉 우리가 유소년들이 선진축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지도자들의 복지를 확충해줘야 한다는 말”이라며 “젊은 세대가 미래다. 제가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박석원 기자 swp1112@kyeonggi.com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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