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머스크냐 저커버그냐 … 빅테크 CEO, 주식시장서 한판 뜬다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2023. 7. 11.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전받는 테슬라 주가
트위터 흑자 전환 늦어지며
머스크 주식 매각 가능성도
메타는 상승 기대 커져
스레드, 5일새 1억명 가입
AI·XR 테마주로도 주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스(메타) CEO가 연일 격돌하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직접 '맞짱'을 뜨기로 한 두 사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에서도 맞붙었다. 지금까지는 저커버그 CEO가 우세하다. 격투장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두 '빅테크'의 방향에 서학개미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타가 새롭게 내놓은 SNS 서비스 '스레드'는 출시 5일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하면서 사용자가 단기간에 가장 많이 늘어난 서비스가 됐다. 이런 스레드의 빠른 부상은 머스크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스레드는 머스크가 지난해 인수한 트위터를 모방한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다. 메타 서비스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서 개발했으며, 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지고 있으면 쉽게 가입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폴로어가 스레드를 사용하면 그대로 폴로어할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스레드는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몸으로 대결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다. '스레드가 나오는데 트위터는 괜찮겠느냐'는 한 폴로어 질문에 머스크가 저커버그를 조롱했고, 저커버그가 직접 몸으로 싸우자고 도발하면서 세기의 대결이 성사됐다.

하지만 스레드 부상으로 트위터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 웹에 따르면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트위터 트래픽은 전주 대비 5%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트래픽이 11% 줄어들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대거 스레드로 갈아탄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에게 인수된 후 턴어라운드(흑자 전환)가 절박한 트위터로서는 크게 한 방 먹은 것이다. 트위터로 와야 할 광고주들을 스레드로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위기는 테슬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한 440억달러를 마련하고자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4400만주를 매각해 155억달러를 준비했다. 이것은 테슬라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매수(LBO)를 통해 트위터에 125억달러 대출을 안겼다. 여기에서 나오는 이자가 매 분기 3억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빠르게 흑자 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트위터 턴어라운드가 늦어지면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을 더 팔아서 트위터에 자본을 투입해야 할 수도 있다. 10일(현지시간) S&P500지수가 보합세를 보이는 와중에 테슬라 주가는 1.76% 하락했다.

반면 메타는 스레드가 승승장구하면서 투자 모멘텀이 더 낙관적으로 변했다. 이날 메타 주가는 1.23% 올랐다. 리서치 회사인 에버코어ISI는 스레드가 2025년까지 메타 매출을 80억달러 증가시켜줄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예상 매출액 1560억달러에 비하면 크지 않은 규모지만, 현재도 크게 개선된 메타에 대한 투자심리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와 메타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오른 테크 주식이다. 테슬라는 미국 기업 시가총액 6위로, 올해 주가가 149.4% 올랐다. 다음주 수요일(19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차량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판매 대수가 크게 늘어났다. 2분기에 46만6000대를 판매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나 늘어났다.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0.82달러로 공격적인 가격 인하가 어느 정도 마진을 줄였는지가 관건이다.

메타는 미국 기업 시총 7위로 올해 들어 135.77% 올랐다. 오는 26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예상 EPS는 2.91달러로 공격적인 비용 절감이 얼마나 순이익 증가로 나타날지가 관심이다. 메타는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8만명대였던 직원 수를 6만명대로 2만명 가까이 줄였다.

메타는 올해 다양한 테마의 수혜주였다. 먼저 인공지능(AI) 관련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드라마틱하게 반전하는 계기가 됐다. 메타가 개발한 오픈소스 AI 모델 '라마(LLaMA)'가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또 애플이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내놓으면서 XR 분야 대표 기업으로도 주목받았다. 메타는 2014년 VR 헤드셋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현재 헤드셋 분야 1위(점유율 약 80%)다. 올가을에는 새로운 제품인 '퀘스트3'가 나온다. 여기에 스레드까지 성공을 거두면서 순풍에 돛을 단 모습이다.

두 CEO의 현실 세계 결투는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스레드가 두 사람의 맞짱 소식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머스크가 링 위에서 패한다면 머스크의 평판은 바닥에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격투기 대회인 UFC에서 맞붙기로 한 두 사람의 대결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해외 증시와 기업분석 정보는 유튜브 '월가월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