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행장이 영업최일선 … 하나銀, 이유있는 순익 1위
최고경영진까지 영업 팔걷어
대출 증가율, 시중銀 2배 높아
기업금융전담 적극 현장영업
네이버파이낸셜 등과 협업도
하반기 '인수금융시장' 공략
최근 금융업계에서 하나은행이 화제다. 올해 들어 각종 영역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다. 상반기에만 30% 이상 잔액이 증가한 대기업 대출이 대표적이다. 영업통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필두로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연초부터 지역 영업조직을 재정비하고 기업금융전담역(RM)을 현장으로 내려보낸 투 트랙 전략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11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잔액이 31.8%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나머지 시중은행의 상반기 대기업 대출잔액 상승폭은 10%대에 그쳤다. 실제로 4대 은행 전체 대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89조488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04조4578억원으로 16.7% 상승했다. 하나은행 증가율의 절반 수준이다.
중소기업까지 포함한 하나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은 6월 말 기준 153조1000억원으로 7.5%(10조6000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1분기에도 기업 대출 확대를 통해 9707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KB국민·신한은행(각각 9315억원), 우리은행(8595억원) 등을 제치고 은행권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 하나은행을 주목하는 배경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기업영업을 일찍부터 준비했다. 특히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경쟁사들이 지주 회장, 은행장 교체 등으로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했던 시기에 하나은행은 속도를 냈다. 올해 1월 취임한 이승열 행장은 행장으로 내정됐던 지난해 12월부터 영업 현장을 누볐다. 하나은행의 한 부행장이 "요즘 부행장들도 이승열 행장을 만나는 게 어렵다. 대기업 영업 일선에서 직접 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도 하나은행 영업의 대표적 성과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은 당시 네이버가 파트너 은행을 찾을 때 유일하게 하나은행만 선도적으로 나선 결과다. 은행의 본질적 업무인 예금 중개를 네이버가 대행하는 것이라 은행들이 쉽게 나서지 않았다. 박성호 하나금융 부회장이 하나은행장이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양사가 신뢰를 계속 형성해오면서 최고경영진의 강한 의지로 사업을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양측은 지금도 매주 만나고 있다. 실무진은 실무진끼리, 이 행장은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만나는 식이다.
연초에 '지역대표제도'를 부활시키며 영업조직을 재정비한 효과도 있다. 지역대표제도는 은행 영업조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역 기반 영업조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지역 영업조직과 본점 사이에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대표자를 뒀다. 이를 통해 각 영업본부 실적이 크게 늘었다. 하나은행 강서영업본부가 올해 상반기에만 기업여신 잔액이 17.5% 증가해 영업본부 중 최고 실적을 냈다. 이어 중앙영업본부에서 상반기 기업여신 잔액이 12.8%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타 시중은행에 비해 지점 수가 부족한데, 기업금융전담역을 통해 보완했다. 기업금융전담역이 직접 중소·중견기업을 많이 만나고 영업하는 식이다.
하반기에는 인수금융(M&A 자금 대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모두 기업대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미리 이슈가 될 만한 기업들을 만나 보고, 특히 기업금융전담역들이 전면에 나섰다. 하반기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하나은행은 기업금융투자(CIB)그룹 산하에 있던 IB사업본부를 그룹으로 승격시켰으며, 지분투자부를 신설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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