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북 송금후 이재명과 통화"
"李, 내게 열심히 하시라 말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1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쌍방울그룹이 경기도의 스마트팜 대북사업 비용으로 500만달러를 대납한 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휴대전화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바꿔줬고, 이 지사에게 '앞으로 북한 관련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관련 공판에 처음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 스마트팜 비용 대납이 이뤄진 뒤 중국 선양에서 북한 인사들과 만나 술자리를 하다 이 대표와 이렇게 통화했다고 말하며 "이 지사가 '열심히 하시라'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최측근인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서도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이 지사도 스마트팜 비용을 알고 있고, 쌍방울그룹이 이를 대납할 경우 이 지사도 지원할 것'이라 언급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부지사가 '북한과는 무조건 잘될 거고 대북 제재가 풀리면 희토류·철도 사업 등 할 게 너무 많다. 500만달러가 5조원이 될 수 있다. 500만달러가 아니라 5000만달러를 베팅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2018년께 시가 수억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루이비통 가방 등 명품을 김성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과 국가보위성 소속 리호남에게 뇌물로 건넸으며 이를 이 전 부지사에게 보고했다고도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은 이와 관련한 검사 측 질문에 전달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롤렉스 시계를 하나는 내가 차고, 다른 하나는 방용철(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찬 뒤 루이비통 여자 백 3개를 들고 갔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올해 초 도피 생활을 하다 구속된 뒤 이날 처음으로 증언에 임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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