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석에 앉은 특검 박영수, 혐의 전면부인

'수산업자 금품수수' 첫 공판
"특검, 청탁법상 공직자 아냐
포르쉐 대여료 실제로 지급"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 포르쉐 차량과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사진)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11일 오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 등 6명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다.

박 전 특검 측은 이날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 모씨에게서 수산물 등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특별검사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가 아니다"며 포르쉐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비용을 지급할 의사로 대여한 것으로 후배 변호사에게 대여료를 실제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특검 측은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도 같은 이유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반해 검찰은 "피고인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에 해당한다"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규명의 특별검사 임용과 관련해 특별검사의 자격을 특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전 특검은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해 "저의 잘못된 처신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법정에서 모든 것을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은 2020년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씨에게서 3회에 걸쳐 86만원 상당의 수산물을 받고, 포르쉐 차량을 무상으로 받는 등 336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현직 검사 이 모씨와 전·현직 언론인 4명도 박 전 특검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가짜 수산업자에게서 수산물, 학원비 대납, 유흥 접대, 차량 무상 이용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25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권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