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핵심은 하늘 위 통신인프라 저궤도 위성에 적극 투자 필요
이르면 2028년 6G 상용화
美中 앞다퉈 저궤도위성 발사
韓, 민군 겸용으로 틈새 노려야
"6세대(6G)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하늘에 통신 인프라스트럭처가 깔리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대전광역시 본사에서 만난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이르면 2028년 펼쳐질 6G 시대를 이같이 정의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방 원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우리나라 대표 통신 전문가다. 1994년 ETRI에 입사해 2G부터 5G까지 모든 통신 기술을 접해본 그는 "6G의 핵심은 위성통신과 지상통신이 통합되는 것"이라며 "현재도 저궤도 위성이 일부 대형 비행기에 위성통신을 쏴줘서 승객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6G 시대에는 모든 비행기에서 승객이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상통신에 위성통신이 더해지는 6G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항공기 와이파이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차 △도서산간 지역 통신 등이 서비스될 예정이다.
문제는 우리가 6G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업체가 6G 표준화 작업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6G의 한 축인 위성통신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다. 위성통신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은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두 차례나 탈락했다. 도시화율이 높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 특성상 산간벽지와 하늘을 타기팅한 위성통신을 상용화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위성통신 1위 사업자인 스타링크가 저궤도 위성을 약 4000대 쏘아 올렸고, 그 뒤를 중국, 영국 등이 쫓고 있다. 스타링크는 2030년까지 저궤도 위성을 약 4만대 발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저궤도 위성이란 고도 300~1500㎞에서 지구 주위를 하루에 11~15회 공전하는 위성으로, 높은 전송 속도·저지연 통신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방 원장은 "미국·중국과 체급이 다르니 우리는 민군 겸용으로 200여 대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려 차세대 6G에 대비해야 한다"며 니치마켓(틈새시장) 전략을 강조했다. 한국은 전 지구를 다루는 저궤도 위성 2만여 대를 쏘아 올릴 역량이 없다. 하지만 저궤도 위성이 2시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을 감안하면 저궤도 위성 200여 대를 발사할 경우 최소한 한국, 그리고 우리 방산업체가 진출한 동남아시아, 폴란드 등 일부 국가는 다룰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 원장은 "이번에 지상통신망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저궤도 위성통신이 들어가면서 군사작전 등이 벌어지는 유사시에 저궤도 위성이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200여 대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두면 향후 국내 방산업체가 우리 무기를 해외에 팔 때 6G 군 통신도 같이 판매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민군 겸용 니치마켓론'은 5G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통신장비 측면을 보면 삼성전자 점유율이 LTE(4~5%)에서 5G(8%) 때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곤 그다지 큰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이동통신과 통신장비 업계에서 "5G로 도대체 돈을 누가 벌었나"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이동통신·장비부품 업체의 실질적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선 6G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위성통신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ETRI는 통신부품 파운드리 서비스(중소업체가 부품을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를 2026년에 시작할 예정이다.
[대전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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