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겉도는 현대차, 현지화로 파고든 도요타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7. 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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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대표 자동차기업 15년 분석
中서 도요타 앞서갔던 현대차
2018년부터 판매량 역전되며
지난해 5배, 올해도 4배 격차
전략모델 유무가 승패 갈라
현대차 '무파사'로 반전 기대

현대자동차그룹에 중국 시장은 아픈 손가락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판매 실적은 한때 도요타의 2배에 이르렀지만, 지난해에는 도요타 대비 2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에서 현대차그룹과 도요타의 희비를 가른 가장 큰 요인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꼽힌다.

11일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38만1110대(현지 공장 출하량 기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현대차그룹보다 4.8배 많은 183만957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에서 2009~2017년 9년간 도요타 실적을 앞섰다. 2014년에는 현대차그룹의 중국 판매 대수가 176만여 대로 도요타(95만여 대)보다 약 85% 많았다. 하지만 2016년 약 179만대를 정점으로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은 내리막길을 탔다.

최근 14년 사이 도요타의 중국 실적이 위축됐던 때는 2012년 한 해뿐이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놓고 중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갈등 관계에 놓이자 도요타의 현지 판매 대수는 2011년 80만여 대에서 2012년 74만여 대로 7%가량 줄었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 판매가 주춤했을 때 현대차그룹은 이 수요를 흡수해 판매 실적을 높였다. 미래 수요에 대비해 2018년에는 연간 생산능력을 270만대까지 늘렸다.

도요타는 2012년을 기점으로 중국 사업 쇄신에 나섰다. 일본에 출시된 구형 모델을 들여와 판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신차를 대거 선보였다. 탄탄한 수요 기반을 갖춘 뒤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설비 과잉 상태에서 판매량이 줄자 현대차그룹은 비용 부담이 커졌다. 중국 내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할인 판매로 대응했다.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가격은 내림세를 탔고, 브랜드 이미지는 악화됐다.

현대차그룹도 중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을 내놨지만 결과는 암담했다. 2018년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나서 중국 시장에 직접 소개했던 '엔씨노(국내명 코나)'는 2018년 6593대에서 2021년 611대로 판매량이 91% 급감한 뒤 단종됐다.

현대차그룹은 뒤늦게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를 혁신하고 있다. 현대차 중국법인 베이징현대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무파사'를 지난달 중순 출시했다. 무파사는 동급 차량보다 앞선 수준의 안전·편의사양을 갖춰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차그룹의 중국 현지 생산·판매량은 14만2048대로, 최근 1년 새 12.9% 늘었다. 도요타는 65만2663대로 4.9% 줄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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