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 결례?…바이든, 찰스 3세 등에 손 올려 논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윈저성을 찾아 찰스 3세를 만났다. 작년 9월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이후 약 10개월만에 다시 마주한 것으로, 찰스 3세의 대관식 이후 첫 공식 만남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건물 밖으로 나온 찰스 3세와 악수를 나눴다. 이후 이들은 근위병 악대가 연주하는 양국 국가를 감상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찰스 3세의 등에 가볍게 오른손을 얹었다. 일상적인 상황이라면 친밀함의 표시로 해석될 수 있는 몸짓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왕족이 먼저 나서지 않는 경우 개인적인 신체 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영국 윈저 왕가의 엄격한 불문율을 어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가는 길을 이끌려고 손을 내밀던 찰스 3세가 어색하게 웃으며 뒤에 서서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데일리메일 등 다수의 영국 언론이 ‘부적절 의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익명의 한 영국 왕실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접촉’을 두고 “두 사람과 두 국가 사이 따뜻함과 애정의 훌륭한 상징이었다”고 언급, 이같은 관측을 일축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왕 폐하는 이와 같은 종류의 접촉을 전적으로 편안해 한다”며 “일부 보도와 달리 의전에 부합하는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의 지역 매체 인텔리전서는 “미국 대통령들은 영국 군주를 만나 난처하게 만드는 오랜 전통을 지켜왔다”며 “엘리자베스 2세는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탓에 의전 위반시 국내외 비난이 일었지만, 지금 왕위에 오른 찰스 3세에 대해서는 자타가 공히 에티켓을 신경쓰지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타국에서 무례를 범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과, 선왕보다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찰스 3세를 싸잡아 비꼰 지적이다.
실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영국을 찾을 때마다 종종 왕실 예법과 관련한 구설에 휩싸이곤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6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예방할 때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선글라스를 낀 채로 인사하고 대화를 이어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에는 여왕보다 몇걸음 앞서 걸었다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1991년에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여왕을 접견하고 연설할 때 곤란한 상황이 빚어졌다. 188㎝로 장신인 부시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오며 마이크 높이를 조정하지 않았는데, 뒤이어 선 여왕(키 163㎝)의 얼굴이 내내 마이크에 가려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후 마이크를 낮추지 않은 점에 대해 취재진 앞에서 사과해야만 했다.
대영제국 시절의 기억이 남아있는 영연방 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더 큰 파문이 일곤 했다.
왕족을 어떻게 대할지를 성문화한 구체적 예법은 없다고 한다. 영국 왕실 웹사이트조차 “의무적인 행동 규범은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왕실은 “남성은 목례를 하고, 여성은 살짝 몸을 굽혀 절을 한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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