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도 라면도…불황에는 역시 '매운맛'

롯데리아 '미친만두' 품절사태
굽네치킨 '맵달떡볶이' 불티

식품업계에서 연일 매운맛을 강조하는 신메뉴가 출시되고 있다. '엽기떡볶이' '불닭볶음면' 등 전통적으로 충성 소비층이 있는 '매운맛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한편, 불경기 때는 자극적인 식품이 인기를 끈다는 경험을 기반으로 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가 '청주 매운만두·미친만두' 2종을 사이드 메뉴로 지난달 22일 새로 출시했다. 지난 5월에 약 3주 동안 시범 판매했을 때 10만개 가까이 판매될 정도로 호응을 얻자 정식 메뉴에 추가했다. 맵기 정도에 따라 종류를 나눠 출시했는데, 일부 매장에서는 더 매운맛인 '미친만두'가 연일 품절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롯데리아가 만두를 내놓은 것은 처음인데도 폭넓은 인기를 끄는 것은 '매운맛 디저트'로 입소문을 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식품업체들은 매운맛을 강조하는 메뉴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 1월 굽네치킨은 치킨에 곁들일 수 있는 사이드 메뉴 '맵달떡볶이'를 출시해 한 달 만에 10만개를 판매하는 효과를 봤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이 메뉴에 대해 "태양초 고추장을 사용하면서 캡사이신을 쓰지 않아 한국인이 좋아하는 감칠맛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농심 역시 지난해 말 기존 신라면보다 3배가량 매운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을 출시했다. 매운맛을 계량화한 스코빌 지수로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4400SHU)보다 높은 6000SHU다. 팔도 역시 '틈새라면 고기짬뽕'을 출시해 매운맛 라면 상품군을 넓히는 한편 아예 스코빌 지수가 각각 6500SHU, 4500SHU인 '틈새소스' 2종을 따로 내놓았다. 이 같은 추세를 두고 불경기일수록 매운맛 식품이 인기를 얻는다는 경험칙이 작동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극적인 맛을 통해 값싸고 쉽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수요가 커진다는 것이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매운' 'HOT' 용어가 들어간 상품 수는 2021년 117개, 지난해 142개, 올해(4월 기준) 174개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해당 상품군의 매출 역시 지난 2~4월에 전년 동기 대비 41.9% 늘었다.

[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