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 내린 한우, 소비자가격 되레 올라
소비자들 "더 비싸져 의아해"
마트 "운영비 상승때문" 설명
한우 도매가 하락은 지속될듯
최근 한우 농가에서의 사육 마릿수 증가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등으로 한우 도매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소비자 판매가격은 오히려 오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거품 낀 한우 가격을 부담하지 않도록 유통 과정을 개선하는 등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매월 중순 가격을 기준으로 한우 등심 1등급(1㎏)의 도매가격은 지난 4월 5만464원에서 이달 4만7306원(10일 기준)으로 6.2%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소매가격은 9만1300원에서 9만6350원으로 5.5% 상승했다. 월별 평균 가격으로 비교해도 한우 등심 1등급의 도매가격은 올해 4월 5만630원에서 이달 4만8516원(1~10일 평균)으로 4.2%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소매가격은 9만1390원에서 9만6405원으로 오히려 5.5% 올랐다.
물론 신선식품의 도매가격이 소매가격에 반영되는 데 최소 2~3주 이상 걸린다. 문제는 최근 한우 도매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에도 소매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대형마트의 판매가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월별 평균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롯데마트에서는 한우 등심 1등급이 지난 4월 9만6125원에 판매됐지만, 이달에는 이보다 3.8% 오른 9만9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5월에는 평균 7만9025원에 판매되기도 했지만 6월과 7월에는 평균 가격이 계속 올랐다. 이마트 역시 매월 10일 판매 정가를 기준으로 지난 4월 한우 등심 1등급이 9만9800원에 판매됐지만 5월부터는 이보다 4000원 오른 10만3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이마트 관계자는 "카드 할인과 신세계포인트 연계 이벤트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한우 행사를 열어 소비자들에게 한우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한우 농가의 수입이 줄어들 정도로 도매가격이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소매가격의 하락폭이 크지 않고, 오히려 더 비싸진 경우도 많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서울 성동구의 30대 주부 문 모씨는 "한우 가격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사려고 했는데, 몇 개월 전보다 비싸 구매하는 게 꺼려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엇박자와 관련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종 소비자에게 유통되는 형태인 세절 포장육은 1차 가공(지육 발골)과 2차 가공(절단·포장)이 필수적으로 들어가고, 최근 인건비를 비롯한 기타 고정비가 상승하면서 1·2차 가공비가 상승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A사 관계자도 "인건비, 자재비 등 운영비용 상승으로 인해 한우 시세 하락폭보다 판매가격의 비율 하락폭이 다소 낮은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우 도매가격의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우 사육 마릿수는 계속 늘고 고물가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전국한우협회의 '한우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한우 사육 두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1% 증가했고, 전월에 비해서도 1.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세 이상~2세 미만 한우는 4.62%, 2세 이상 한우는 4.35% 증가했다. 반면 5월 한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5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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