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6천만개 재활용해 의류 생산 … 공존의 시대 열겠다"
블랙야크 50주년 성공신화 써
나눔재단 통해 사회공헌 앞장
◆ 매경이 만난 사람 ◆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를 운영중인 BYN블랙야크그룹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제주에서 태어나 무일푼으로 육지에 나온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이 오로지 '산'에 대한 애정으로 서울 종로구에 등산장비 전문점인 '동진사'를 연 게 그 시초다. 세 평 남짓한 가게를 연매출 3800억원대 중견기업으로 키워낸 성공신화를 쓴 강 회장은 지난 50년을 치열했던 '생존기'로 기억한다.
강 회장은 "'산은 인생의 도장'이라는 말이 있다. 산을 오를 때는 수백 개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결국은 정상을 밟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다.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경영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이 상향곡선이 있으면 반드시 하향곡선이 있다. 2000년대 들어 폭발적 성장을 이어갔던 아웃도어 시장은 2015년을 기점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강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며 위기의식과 함께 한편으론 글로벌 전체의 건강한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이에 과거 50년은 생존을 위해 살아왔다면, 앞으로 50년은 공존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강 회장은 "돌이켜보면 지난 50년은 살기 위해 발버둥쳤다. 오로지 살기 위해 환경에 많은 피해를 줬다. 어쨌든 돈을 벌어 기업이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앞으로 50년은 그걸 갚아 나가야 한다. 공존의 시대가 열려야 한다. 환경 보전을 위해 쓰레기도 줍고,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사막에 가서 나무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BYN블랙야크그룹은 사람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기능성은 물론 친환경 요소를 갖춘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버려진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단으로 제품을 만들어 시장화에 성공한 '플러스틱(PLUSTIC)' 라인이 대표적인 예다. 플러스틱은 플러스(Plus)와 플라스틱(Plastic)을 합친 말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지구에 플러스가 된다는 뜻이다.
블랙야크, 블랙야크키즈, 힐크릭, 나우 등 자사 브랜드를 통해 플러스틱 친환경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티셔츠를 시작으로 재킷, 패딩, 바지, 플리스 등 의류부터 가방, 모자, 목도리, 신발 등 용품까지 전 품종으로 확대했다. 올 5월말까지 투명 페트병(500㎖ 기준) 6800만병을 재활용했다.
공존을 위해 수반돼야 하는 것이 '나눔'이다. 강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려 한다. 이미 2013년에 그가 만든 사회복지법인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은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강 회장은 "창업으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다 공감할 거다. 자기가 어려웠던 과정과 고생했던 걸 기억하니까, 어렵고 고생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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