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라운지] 목동 10단지도 '신탁방식' 선택…재건축 탄력
목동 단지별 사업속도 경쟁
1980년대 대규모로 지어진 서울 양천구 목동 노후 아파트 가운데 부동산 신탁사와 손잡고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려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11일 한국토지신탁은 전날 목동신시가지 10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와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987년 준공된 목동 10단지는 현재 216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올해 1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약 415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게 목표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들이 재건축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목동 10단지가 보다 효율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목동에선 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12개 단지가 올해 초 안전진단 문턱을 넘어 재건축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앞서 목동신시가지 9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도 지난 5월 한국자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했다. 1987년 준공된 목동 9단지에는 2030가구가 거주 중이다. 이 단지는 재건축 관련 규제가 지금보다 강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정밀안전진단에서 탈락해 정비사업이 한 차례 좌초된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안전진단 규제가 대폭 풀리며 재도전에 나섰다. 이날 나라장터 국가종합전자조달에 따르면 양천구청은 '목동9단지 아파트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했다.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이나 E등급이 나오면 재건축 사업을 다시 추진하게 될 예정이다. 목동 9단지와 더불어 목동 11단지까지 안전진단 문턱을 넘으면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는 모두 재건축을 확정짓게 된다.
목동신시가지 14단지는 KB부동산신탁과 손을 잡았다. 목동 14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 KB부동산신탁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100가구가 살고 있는 목동 14단지는 신시가지 아파트 중 가장 큰 규모다. 올해 1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최고 49층 높이의 558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계획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외에도 목동 신월시영아파트가 지난 4월 KB부동산신탁과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했다. 이 단지는 최고 21층 3100가구 안팎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안이 마련돼 관할 구청이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신탁사와 손잡는 단지가 늘어나는 건 사업 속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초기 재건축 사업은 안전진단과 정비계획 수립 비용을 모금하고 동의서를 걷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정보현 NH투자증권 택스(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이주 문제 때문에 목동 14개 단지가 한 번에 재건축을 할 순 없다. 먼저 하는 단지와 후발 단지 간 시간 차이가 날 것"이라며 "속도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신탁에 맡겨보는 게 어떨까 하는 의사결정이 나오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는 업무협약 체결 단계일 뿐이다. 부동산 신탁사가 실제 사업시행자 지위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신탁 방식이 확정되려면 정비구역이 지정되고 토지 등 소유자 4분의 3 이상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동시에 전체 토지면적 3분의 1 이상을 신탁 등기해야 하는데, 등기부등본상 명의가 신탁사로 바뀌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주민들이 생길 수도 있다. 정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신탁사가 사업 시행을 확정 짓기까지 여전히 변수가 많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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