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자 가족 "정부 배상금 공탁 무효‥일본 측 사과·보상하라"

'제3자 변제' 해법에 반대한 강제징용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의 배상금 공탁은 피해자를 또 죽이는 행동"이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습니다.

강제징용 피해자인 故 정창희 할아버지의 가족과 이춘식 할아버지의 가족은 오늘 오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애초 또 다른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의 가족도 회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폭우로 상경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 정창희 씨의 아들 정종건 씨는 "정부가 제3자 변제라는 이상한 방식으로 우리나라 법을 스스로 우습게 만들고 있다"며 "공탁은 전면 무효"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우리가 요구하는 건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의 사과·보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춘식 씨의 딸 이고운 씨는 "이겼던 재판을 무마시키며 공탁을 거는 것은 피해자들을 다시 죽이는 것과 같다"며 "정부와 타협은 없고 일본 정부로부터 당연히 사죄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친 이춘식 씨의 '죽을 때까지 공탁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대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재단 심규선 이사장을 만나 공탁 절차 중단을 요청했지만, 이사장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정부는 일본 기업이 내야 할 배상금을 재단이 모금한 돈으로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발표했고,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15명 중 11명은 이 해법을 수용했습니다.

지난 3일에는 나머지 피해자 4명에 대한 배상금을 법원에 공탁하려 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지 않았습니다.

구나연 기자(kun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02377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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