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어떻게 가나” 울며 호소해도... 다리 잃은 우크라군 비행기서 쫓겨났다
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 국적의 군인이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에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항공사 측은 “비행 중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건강 상태로는 비행을 할 수 없다”며 탑승을 거부했는데, 이 남성이 “그럼 난 집(고향)에 어떻게 가느냐”며 울며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1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와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헝가리 저가 항공사 위즈 에어가 전날 이스라엘 텔아비브발 폴란드 바르샤바행 비행기에서 의족을 착용한 우크라이나 군인을 내리게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군인은 치료를 받고 있던 텔아비브에서 비행기를 탑승한 후 승무원으로부터 비행기를 탈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 일은 의족을 착용한 한 남성이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승무원의 저지를 받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틱톡을 통해 확산되며 알려졌다. 영상에는 배낭을 메고 목발을 짚은 한 남성이 객실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비행기는 위즈에어로 확인됐으며, 남성은 우크라이나 국적의 군인으로 확인됐다.
틱톡에 해당 영상을 올린 승객은 “남성은 의족 때문에 자리에 앉지 못했다. 그는 전쟁에서 다리를 잃었으며, 치료를 받고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러 우크라이나로 간다고 했다”며 “그는 비행기 구석에 1시간 30분동안 계속 서있었고, 결국 좌석에 앉지 못한 채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고 했다.
이 승객에 따르면 승무원이 탑승을 저지하자 이 남성은 울면서 “나는 집에 어떻게 가야 하나”라며 호소했다고 한다. 이 남성은 승무원에게 가족을 위해 산 선물이 가득 찬 배낭을 보여주며 탑승을 허용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결국 승무원의 안내로 비행기에서 내렸다.
벨라루스 독립 매체 ‘NEXTA’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의족 때문에 좌석에 제대로 앉지 못해 탑승이 거부됐다고 한다.
이 일이 논란이 되자 항공사 측은 성명 등을 통해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순위이며 모든 승객이 비행에 적합하거나 그들을 지원할 누군가와 동행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우리 승무원의 책임”이라며 “승객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지만 승무원은 공항 의료진 및 항공기 기장과 협의해 기내 다른 승객의 안전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프로토콜에 따라 행동했다”고 했다.
항공사 측은 또 “승객이 비행 중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건강 상태가 있다는 징후가 있는 경우 탑승을 거부할 의무가 있다. 이번 경우에는 어렵지만 승객의 안전을 염두에 두고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항공사는 장애가 있는 승객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사 측은 현재 내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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