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를 보는 시선, 너무나간 고발[스경X이슈]

마마무 멤버 화사를 향한 고발은 가혹했다.

서울 성동경찰서가 화사를 지난달 22일 공연음란죄 혐의로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가 고발한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지난 10일 알려졌다.

지난 5월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 촬영차 성균관대학교 축제 무대에 선 화사는 자신의 곡 ‘주지마’를 부르며 특정 신체 부위를 훑었다. 이에 학인연은 화사의 퍼포먼스가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해 불쾌감을 유발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전날 학인연 관계자는 “화사의 외설 논란 무대는 단순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 다수 대중이 보게 됨에 따라 불특정 다수가 불쾌감을 느꼈다”며 “고발을 진행하며 화사의 영상을 봤는데 보는 내내 수치스러웠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 콘서트장도 아닌 공공 무대에서 불필요한 안무를 한 것”이라며 “재생산된 화사의 음란 퍼포먼스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따라 할까 봐 심히 우려스럽다. 이건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문제”라고 주장했다.

해당 퍼포먼스는 ‘댄스가수 유랑단’ 본편에서 편집됐다. 다만 직캠 영상이 온라인상에 떠돌며 한 차례 외설 논란이 일었다. 당시 “클럽 공연도 아니고 대학교 축제에 부적절한 행위다” “예술을 빙자한 외설이다” “선을 넘은 퍼포먼스다” 등 비판적 피드백이 잇달았다.

그러나 막상 고발로 이어지자 ‘시대착오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학생 축제에 학부모가 고발이라. 90년대에도 안 하던 행동이다” “아티스트로서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 “과한 대응”이라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것.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번 고발이 대중의 설득을 얻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며 예술적 탄압”이라고 꼬집었다.

김 평론가는 “아티스트의 공연은 팬 혹은 관객이 판단하는 것이지 법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자칫 공연 전반에 대한 검열이 우려된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연에 대한 불편함은 얼마든지 의사표현 할 수 있다. 아티스트도 피드백을 통해 변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고발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법적으로 처벌해 원천봉쇄 한다는 건 예술적 탄압이자 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평론가는 “직접적인 성기 혹은 가슴 노출이 없기 때문에 공연음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처벌 가능성이 낮다. 오히려 화사를 유명하게 하는 마케팅 도구가 될 것”이라며 “여성 차별이자 여성 아티스트를 향한 가혹한 잣대다. 싸이가 웃통을 벗는다고 고발 당하지 않는다.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한다는 고발 내용은 보는 사람의 해석의 여지에 달린 문제”라고 짚었다.

김지우 온라인기자 zwoo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