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한중관계 도전 직면 … 차이점 적절히 관리"
설화 이후 표현 조심스러워져
양국관계, 이백의 시에 빗대
"큰 바람이 파도 헤칠 때
구름 돛달고 창해 건널 것"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사진)가 "양국이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차이점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개방과 포용을 견지하는 한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상호 성과를 달성하면서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싱 대사는 지난 7일 신화사·봉황망 등 국내에 상주하는 중국 매체들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한중 관계는 몇 가지 문제점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한국 정부의 '베팅' 발언으로 설화를 겪은 싱 대사가 한 달 만에 공식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인터뷰에서 싱 대사는 이 대표와의 회동 때와는 달리 한국과 차이를 이해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하며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외교관들이 양국의 '핵심 이익 존중'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대만 문제 등을 언급할 때 관용구처럼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싱 대사가 "차이점을 적절히 관리한다"고 한 것은 처음 등장한 표현으로, 설화 사건 이후 양국 정치·사회적 차이에 대해 인정하고 언행을 자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특히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중국 당대 시인 이백의 시 '행로난(行路難)'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하며 "큰 바람이 파도를 헤칠 때가 올 것이니, 구름 돛을 달고 창해를 건널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관계가 지금은 어려움이 있지만 반드시 좋은 시절이 올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는 이백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나 거듭된 실패로 고민이 깊어지자 친구에게 언젠가 꿈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라는 개인적 소회를 담은 내용이기도 하다.
싱 대사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에 위치한 중국비자센터에 방문해 영사 직원들을 격려하고 대기 중인 비자 신청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근 중국을 방문하려는 한국인이 급증하면서 비자 신청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비자센터의 업무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싱 대사는 이날 한국인 비자 신청자에게 직접 비자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을 만나 "비자센터가 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해 한중 간 인적 교류를 촉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최근 한국인의 방중 규모가 코로나19 이전의 50% 이상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2019년 매월 약 30만~40만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찾았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15만~20만명씩 방문하고 있는 셈이다. 올 들어 주한 중국대사관이 발행한 비자 건수는 2020~2022년 3년간 발행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경 기자 /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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