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강래구 “윤관석에 3000만원 줬다”… 혐의 일부 인정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지난 4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변호인이 첫 번째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강씨는 2021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 역할을 맡아, 돈 봉투 자금을 조달하고 민주당 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에게 전달한 혐의(정당법 위반 등)로 기소됐다.

강씨의 변호인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국회의원 금품 제공 명목으로 윤관석 의원에게 3000만원을 준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씨가 윤 의원에게 2021년 4월 27~28일 이틀 동안 각각 3000만원씩, 총 6000만원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는데 이중 27일자 전달 부분만 인정한 것이다.

강씨가 마련한 6000만원은 300만원씩 20개의 봉투로 나뉘어 민주당 현역 의원 20명에게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을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 변호인은 또 같은 해 3월 민주당 지역본부장들에게 현금 50만원씩 전달한 부분도 인정했다. 강씨가 2020년 9월 사업가 박모씨 등으로부터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현금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인정했다.

강씨 변호인은 이를 제외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강씨가 이정근(구속 수감)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송 전 대표 캠프의 선거자금을 마련했다거나, 민주당 지역상황실장을 상대로 선거운동 활동비를 제공했다는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단순히 참고인의 기억에 의존하거나 확증편향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파악하는 게 아니라, 상당한 분량의 통화 내용과 다수의 텔레그램.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상호 검증해 객관적인 (범죄의) 실체를 확인했다”며 “다수 증거로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공판준비를 마무리하고 정식 재판이 시작되면 이정근씨와 송 전 대표의 ‘스폰서’ 김모씨 등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강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