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안전’ 유튜브 광고 봇물…일본 대신 한국 정부가 세금으로

이주빈 2023. 7. 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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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위험하지 않다는 취지의 '유튜브 광고'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유튜브에 광고로 나오길래 따라왔다가 경악했다. 일본 정부가 만들어도 화날 판에 우리 정부가, 내 세금으로 오염수 방출 홍보를 해주고 있다니"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을 홍보하면서 국민의 세금을 쓴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그렇게 안전한 걸 왜 뿌리는지 묻고 싶다" "대체 저 오염수를 살포하면 한국에 어떤 국익이 있어서 이렇게 기를 쓰고 일본 정부 입장을 대변하나" "누구를 위한 정부냐" "누가 보면 한국에서 오염수 방류하는 줄 알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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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한민국 오늘정책’ 계정에 지난 10일 올라온 ‘후쿠시마 방류한다는데, 우리 수산물 안전할까요?’(1분) 영상. 유튜브 갈무리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위험하지 않다는 취지의 ‘유튜브 광고’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왜 우리 정부가 나서서 오염수 방류 정당성을 홍보하냐” “세금으로 왜 오염수 방류 광고를 하나” 등의 반응이 나온다.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유튜브에 ‘대한민국 정부’라고 뜨는 후쿠시마 오염수 옹호 광고가 나온다”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유튜브 무료 이용자가 영상을 재생할 때, 앞·뒤·중간 등에 광고 영상이 붙는데 여기에 ‘정부 광고’가 나온 것이다. 유튜브에 광고주가 비용을 지불하면 영상물 재생 시 광고가 노출된다.

해당 광고에 활용된 영상물은 ‘대한민국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지난 7일 올라온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4분25초) 영상과 ‘대한민국 오늘정책’ 유튜브 채널에 지난 10일 올라온 ‘후쿠시마 방류한다는데, 우리 수산물 안전할까요?’(1분) 영상이다.

4분25초짜리 영상을 보면, 아나운서가 “삼중수소는 토양이나 채소는 물론 공기에도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 먹어도 기준치 이하면 인체에 별 영향이 없다”라고 말한다. 여러 전문가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위험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다.

유튜브를 재생하면 본 영상이 나오기 전 나오는 ‘광고’에 정부의 오염수 관련 영상물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커피 한 잔을 드셔도 그리고 우유 한 잔을 드셔도 계란 하나를 드셔도 다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인체에) 피폭을 받는다. (오염수가 방류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우려는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된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 공학 교수)

“(방사능) 100억 Bq(베크럴)을 주면 (갑상선) 암을 완치할 수가 있다. (방사능) 100억 Bq이 (몸에) 들어와도 문제가 안 되는데 우리가 얘기하는 일본산 삼중수소는 (국내 해역 방사성 농도의) 10만분의 1Bq이다.” (강건욱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

“후쿠시마 사고 직후에는 지금 오염수 탱크에 들어있는 방사성 물질의 양보다 수천배, 수만배 되는 방사성 물질이 그냥 무방비로 태평양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12년이 지났는데 우리나라 바다에 의미 있는 영향이 전혀 없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

‘대한민국 오늘정책’ 계정에 지난 10일 올라온 ‘후쿠시마 방류한다는데, 우리 수산물 안전할까요?’(1분) 영상. 유튜브 갈무리

1분짜리 영상에선 “윤석열 정부는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안전하지 않은 방출에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우리나라는 2011년 원전 사고 이후부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산 수산물도 방사능 검사를 꾸준히 하는데 지금까지 기준을 초과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해당 광고 주체가 한국 정부이고,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비판이 나온다.

해당 영상에는 “유튜브에 광고로 나오길래 따라왔다가 경악했다. 일본 정부가 만들어도 화날 판에 우리 정부가, 내 세금으로 오염수 방출 홍보를 해주고 있다니”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을 홍보하면서 국민의 세금을 쓴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그렇게 안전한 걸 왜 뿌리는지 묻고 싶다” “대체 저 오염수를 살포하면 한국에 어떤 국익이 있어서 이렇게 기를 쓰고 일본 정부 입장을 대변하나” “누구를 위한 정부냐” “누가 보면 한국에서 오염수 방류하는 줄 알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변인희 녹색연합 활동가는 <한겨레>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해서 여러 시민과 주변국들의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는데, 국민 생명·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변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최경숙 환경운동연합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는 “어제 유튜브로 아이돌 영상을 보던 자녀가 이러한 광고가 나온다고 말해서 알게 됐다”며 “무차별적으로 광고 영상이 뜬다는 의심이 든다.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얼마의 예산을 집행해서 광고를 내보내는지 정부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활동가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이런 광고가 아니라, 알프스 성능, 어민 피해 보상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라고 했다.

<한겨레>는 국정 홍보를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해당 유튜브 광고의 취지와 비용 등에 대해 물었지만, 이날 오후 5시30분 현재까지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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