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동맹 勢 확장" 中, 국제기구 만든다
이란·브라질·UAE 등 동참할 듯
내년 각국 역할분담 합의문 교환
우주자원 개발 유리한 고지 확보
美 주도 '아르테미스' 적극 대응
미국과 중국이 우주패권을 두고 동맹 세력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국이 추진 중인 달연구기지 건설이 1차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각국을 자국 프로젝트에 공격적으로 포섭하는 모습이다. 이는 우주공간의 질서가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주탐사의 전초기지인 달을 선점하고 지지 세력을 키워 향후 우주자원 개발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할 때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국가우주국(CNSA)은 “‘국제 달과학연구기지(ILRS)’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가들과 새로운 협력기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10월까지 ILRS 초기 참여국들과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 기구 내 각국의 구체적인 역할을 분담한 후 공식 합의문을 교환할 계획이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대항하기 위해 우주협력 국가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2021년 러시아와 공동으로 ILRS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지난달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가 프로젝트 참여를 발표했다. APSCO는 태국·이란·방글라데시·몽골 등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브라질·아르헨티나·파키스틴과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ILRS 협력 의사를 밝혔다. 요미우리는 “중국은 이를 통해 아르테미스에 맞서 향후 우주규칙을 마련하는 데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역시 우주동맹 간 결속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우리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우주협력에서 큰 도약을 이뤘다”고 밝혔다. 인도가 지금껏 우주정책과 관련해 국가 간 합의보다 국제기구 창설을 선호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악시오스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지정학적 균형추 역할을 해온 인도의 아르테미스 참여는 (인도가) 미국의 방식에 더 기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인도의 참여로 아르테미스 참여국은 한국·일본·영국·캐나다를 비롯해 총 27개국으로 늘어났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달 남극 섀클턴 분화구에 연구기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2028년까지 ILRS의 골격을 갖출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무인 달 탐사선 ‘창어’ 시리즈를 꾸준히 우주로 쏘아올리고 있다. 내년 창어 6호를 발사해 달 토양 사료를 추가로 채취하고 2030년 창어 7호를 통해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한편 미국은 일찍이 우주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중국에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50년 만에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를 재개해 2025년 아르테미스 3호에 우주비행사를 태워 달에 보내고 2030년까지 연구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발사한 아르테미스 1호는 달 최근접점까지 도달한 후 무사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올 11월 발사될 아르테미스 2호에는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해 달 궤도를 비행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이 우주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세계 각국이 탐내는 우주자원 개발과 관련한 원칙과 질서를 마련하는 데 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달에는 희토류 등 희귀 자원이 지구의 10배 이상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향후 우주자원 채취를 둘러싸고 쟁탈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앞서 세력을 키운 미국 중심의 아르테미스가 실질적인 질서를 재편하는 중심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신흥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린폴리시는 “우주공간은 서부 개척 시대의 금광 채굴처럼 영유권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우주전쟁을 위한 수단을 마련하면서 분쟁 가능성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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