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속 사각지대'…갈 곳 없는 10대 미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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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7세 미혼 임산부는 집에 들어가면 (부모에게) 맞고 나오고 쉼터는 입소 조건이 맞지 않아 계단 밑이나 미끄럼틀 아래에서 잤다고 하더라고요."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의 말이다.
미혼모지원네트워크에 따르면 10대 임신부는 가정폭력이나 부모의 방임 등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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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7세 미혼 임산부는 집에 들어가면 (부모에게) 맞고 나오고 쉼터는 입소 조건이 맞지 않아 계단 밑이나 미끄럼틀 아래에서 잤다고 하더라고요."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의 말이다. 영아 살해·유기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출산과 양육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위기 임산부들을 지원하는 게 급선무다. 그 중에서도 당장 머물 곳이 마땅치 않은 미성년 임산부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혼모지원네트워크에 따르면 10대 임신부는 가정폭력이나 부모의 방임 등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단기 쉼터는 부모 동의가 필요한 데다 2~3일 만에 옮겨야 하고, 일반 청소년 쉼터에서는 임신한 10대를 보호해 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
유 국장은 "17세 임신부가 우리 기관에 도움을 요청해 민간에서 운영하는 임신·출산 시설을 연결해준 적이 있다"며 "시설에 들어가기로 얘기가 된 상황이었는데 입소 전 유산이 되자 조건에 맞지 않는다며 입소 거절을 당했고, 이후 사정을 거듭하자 어렵게 머물게 해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주거 문제와 함께 양육과 학업, 경제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것도 10대 임신부·미혼모가 겪는 어려움으로 꼽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소년 미혼모의 학업 및 자립 준비 실태와 정책적 욕구' 보고서에 따르면 만 15~19세 미성년 미혼모 48명은 가장 필요한 국가적 지원으로 '아이와 일상생활을 위한 생활보조금 지원'(35.4%)를 꼽았다. 이어 '주거 지원'(25.0%), '임신 기간 동안 생활을 위한 지원'(18.8%) 등 순이었다.
미성년 미혼모들은 자립하기 위해 학업을 유지하고 직업 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한다. 실제 이들 미성년 미혼모 중 43.8%는 학교에 재학 중이지도, 검정고시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시간이 부족함'(29.6%), '학업과 양육을 병행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듦'(25.9%), '학업 시간 중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음'(14.8%) 등이 꼽혔다.
변수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 미혼모가 자립하기 전까진 아이 돌봄 지원을 충분히 해야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아직 자립하지 못한 청소년 미혼모에게는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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