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혜" vs "민주당 특혜" 고속도로 특혜 없앨 방법은?

CBS 오뜨밀 2023. 7. 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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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고속道 '두물머리 교통체증 해소' 목표
野 "김건희 로드"로 양평 부동산 의혹 공세
與 "오히려 민주당 게이트" 역공 태세 전환
원희룡 "민주당 사과 없인 사업 추진 안해"
정치인 부동산 특혜 논란, 꾸준히 제기돼
개발 특혜 없앨 '초과이익 환수' 논의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조석영 PD가 아주 핫한 주제를 준비했어요.

◆ 조석영>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양평 고속도로 논란입니다. 양평에 두물머리라는 명소가 있어요. 수도권 시민들이 주말 당일치기 나들이도 많이 가다보니 주말에 교통 체증이 얼마나 심했겠어요. 거주자인 양평 군민들은 주말이 되면 양평 밖으로 나갈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 신혜림> 그래서 고속도로가 필요하다고 했던 거죠. 환경파괴 문제가 있더라도 필요성엔 공감이 되는.

◆ 조석영> 이 양평 고속도로를 그냥 짓자는 게 아니라 이런 명분이 있었습니다. 2008년부터 제안됐고 2017년부터는 본격 추진, 2021년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했구요. 당시 노선이 하남시에서 양평군 양서면까지 27km를 연결하는 안이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3월에 타당성 조사, 6월에 전략환경영향평가, 이런 절차들에 다 양서면이 종점인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었는데요. 올해 5월 8일에 국토부에서 환경영향평가 관련 보고서를 내면서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 채선아> 그게 논란의 시작점이죠.

◆ 조석영> 민주당은 이 새로운 안이 도로 거리가 늘고 예산도 늘어나는데 왜 이렇게 하는 거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근처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요. '김건희 로드'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김건희 여사 처가가 양평과 인연이 깊어요. 이번에 논란이 된 강상면 종점 부지 근처 땅들뿐만 아니라 양평에는 김건희 여사 처가에서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회사가 있습니다. 이 개발회사가 양평 공흥지구라고 큰 개발사업을 벌일 때 뭔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몇 년 전에 이미 제기됐고요. 관련해서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는 무혐의, 처남은 검찰에 송치된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 부동산 개발회사가 소유한 땅도 강상면 종점 부지 근처에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 거죠. 그러다 보니까 민주당이 계속 비판을 이어가고 있고요.

◇ 채선아> 국토부는 특혜가 절대 없다는 입장이잖아요. 왜 종점을 바꾼 거라고 하나요?

◆ 조석영> 국토부에서는 양평군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한 거라는 입장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두 달 뒤, 그러니까 작년 7월에 양평군에 국토부가 이 사업을 이렇게 할 거라고 공문을 보냈더니, 양평군에서 당시에 이미 종점으로 양서면 외에도 강상면, 강하면, 이렇게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는 거에요. 그리고 국토부가 검토해봤는데 노선 종점을 바꿀 때 민주당 주장처럼 비용이 1300억이 더 드는 게 아니라 140억 정도 더 들 거고, 교통효과도 이쪽이 훨씬 좋다는 입장입니다.

◆ 신혜림> 지금 보면 양평 주민의 의견도 보도마다 다 다르게 나오거든요. 2017년부터 추진된 건데 어떻게 갑자기 바뀔 수 있느냐 그게 제일 아리송해요.

◆ 조석영> 예비 타당성 조사, 타당성 조사, 환경영향평가, 이런 절차들이 2021년부터 2년간 진행되어 온 건데 그게 잘못됐다는 얘기냐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면 또 감사원이 나서서 감사라도 해야 하는 걸까요?

◇ 채선아> 이런 상황에서 원희룡 장관이 사업 백지화를 들고 나오면서 논란이 더 커졌어요.

◆ 조석영> 꼬리에 꼬리를 무는 논란 두 번째는 바로 백지화입니다. 원희룡 장관이 한마디로 요약하면 민주당 선동 때문에 이 사업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 생명을 걸겠다, 민주당 간판 걸어라' 비판을 이어갔구요. 물론 아직 삽을 뜬 건 아니니까 절차상 백지화가 불가능한 건 아니겠죠. 하지만 양평 군민들 입장에서는 황당하죠. 절차상 문제가 있으면 원안대로 하든지, 강상면 안이 나으면 설득을 더 열심히 해서 하든지.

이 개발사업이라는 게 이해관계가 어마어마하게 복잡하단 말이에요. 노선에 따라 손해 보는 사람도 있고 이익 보는 사람도 있는데 그 갈등을 조정하려고 절차를 만들고 그걸 지키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그게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6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채선아> 그렇게 절차가 흔들렸다 해서 혼란스러운데 주말 사이에 또 새로운 논란이 등장했어요.

◆ 조석영> 꼬리에 꼬리를 무는 논란, 끝이 없습니다. 주말 사이에 원래 추진되던 양서면 안 종점 부근에 민주당 전 군수의 땅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그러다보니 '강상면 안이 김건희 특혜면 양서면 안은 민주당 소속인 정동균 전 군수 특혜 아니냐'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거죠. 정동균 전 군수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땅이라는 입장입니다. 김건희 여사 일가도 선산이었죠. 선산이지만 그 근처에 추가로 산 땅이 있고 용도 변경도 있고 해서 논란이 커지긴 한 건데요. 어쨌든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쪽도 특혜, 저쪽도 특혜라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싶죠. 민주당에서는 아예 개발사업 관계자들 전수조사하자는 얘기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 채선아> 처음에 의혹을 제기한 건 민주당인데 오히려 국민의힘이랑 정부가 민주당을 압박하는 듯한 모양새가 보여요.

◆ 조석영> 맞습니다. 논란의 책임을 민주당에게 돌리고, 민주당이 사과하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주장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토부가 2년간 끌고 온 절차를 뒤집은 문제가 분명 있고요. 김건희 여사 일가 관련된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보니 물러설 이유가 없죠. 그래서 정쟁의 타협점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입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점은, 이쪽으로 가든 저쪽으로 가든 특혜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특혜가 없으면 적어도 정치적 논란은 해결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채선아> 특혜가 없으면 해결된다?

◆ 조석영> 그렇죠. 정치인들의 부동산 특혜 의혹이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나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울산의 땅 때문에 한번 논란이 있었고요.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 같은 정치인들, 박영수 전 특검까지 연루돼 있는 대장동 의혹도 사실 개발 이익이 어마어마하게 커지면서 생긴 문제죠. 오늘 프레시안에 조정흔 감정평가사라는 분이 기고를 통해 이런 주장을 합니다. "양평 도로 이익, 김건희가 누리면 논란이고 농민이 누리면 문제없나"


◇ 채선아> 이게 어떤 의미인가요?

◆ 조석영> 고속도로 건설이나 신도시 개발로 도로가 뚫리고 주거단지가 생기면 쉽게 말해 놀고 있던 땅이 금싸라기가 됩니다. 그런데 영부인은 개발 이익을 보면 안 되고, 그냥 그 옆에 농지를 보유하고 있던 농부는 개발 이익을 취해도 되느냐. 지금 이게 어느 쪽을 옹호하는 그런 얘기가 아니에요. 누구는 부동산으로 큰 이익을 취하고 누구는 이익을 취하지 못하면 이것은 정의로운가라는 질문을 던지더라고요.

◆ 신혜림> 노선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누군가는 어쨌든 억울할 수 있다는 거죠.

◆ 조석영> 지금도 양평 종점이 어디로 되느냐에 따라 누가 돈을 버느냐가 달라지는 거죠. 그런데 이 이익을 개인이 아니라 어떻게 사회가 공유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물론 쉽지 않죠. 재산권 침해 아니냐는 주장부터, 개발로 인한 초과이익 환수한다고 하면 재개발 재건축 안 되는데 어떡할 거냐라는 반론도 있고요. 지금까지는 개발사업 이익 다 가져갔는데, 언제부터는 환수하자고 하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는 주장까지, 쉽지않아 보입니다. 다만 "누구나 적절한 생산 활동을 통하여 이윤을 얻고. 개인의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의 방향이 같아지도록 머리를 맞대야 마땅하다"는 주장은 새겨볼 만한 거죠.

◆ 신혜림> 누가 특혜냐 아니냐를 따질 시간에 사회 전체의 이익을 얘기해보자는 거죠.

◆ 조석영> 민주당 전 군수 특혜냐,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냐 논란이 오가는 와중에 이렇게 사회 전체의 이익에 대한 얘기를 하는 정치인은 없다는 거에요. 지금 댓글로 이***님, "개발이익 환수 좋은 것 같아요. 환수한 금액은 개발하면서 파괴된 환경에 사용하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의견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 채선아> 어디 개발되면 대박이야, 이런 생각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에 대한 논의가 더 이루어져야 된다는 지점을 짚어주신 것 같네요. 여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양평 고속도로 논란 정리해 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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