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시비로 여성 무차별 폭행… 전직 보디빌더 영장 기각

차량을 빼달라고 요구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보디빌더가 지난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량을 빼달라고 요구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보디빌더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11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이규훈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주거·직업·가족관계와 증거 수집 현황 등을 고려했다"며 "피의자의 진술 태도나 출석 상황 등을 봐도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지난 5월 20일 오전 11시쯤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 상가 주차장에서 30대 여성 B 씨를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B 씨와 주차 문제로 말다툼하다가 주먹과 발로 폭행하기 시작했고 그의 아내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먼저 임신 중인 아내를 밀쳤고, 나도 폭행 당했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했지만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해당 녹취록에는 A 씨의 폭행에 B 씨가 "신고해주세요"라고 소리치자 A 씨의 아내가 "(나 임신했는데) 맞았다고 하면 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A 씨는 경찰에서 "아내가 폭행당한 걸로 착각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B 씨는 당시 차에 타고 있는 자녀가 아파 급하게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차량 앞을 막고 있던 A 씨의 차량 때문에 이동이 어렵게 되자 전화로 이동 주차를 요구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 씨 부부의 폭행으로 갈비뼈가 부러지고 척추 근육이 파열되는 등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A 씨뿐 아니라 그의 아내에게도 공동상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