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맞나요? 시대착오적 고발사태 빚은 화사 퍼포먼스 “공연음란죄 적용 어려워” [SS초점]

정하은 2023. 7.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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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가 지난 6월 28일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불가리 세르펜티 75주년, 그 끝없는 이야기’전 개최 기념 포토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의 ‘파격 퍼포먼스’가 외설 논란에 이어 공연음란죄로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다만 처벌 가능성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0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달 말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가 화사를 공연음란죄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학인연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의 축제에서 화사가 선보인 퍼포먼스에 대해 “외설 행위 그 자체였으며,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해 이를 목격한 대중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고발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대학 축제 현장은 많은 일반 대중이 운집한 곳이었으며, 연예인인 화사의 행동은 이를 목격한 일반대중 및 청소년 등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범죄행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화사는 지난 5월 12일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 촬영을 위해 한 대학 축제 무대에 올랐다. 화사는 마마무의 히트곡 메들리와 함께 로꼬와 함께 불렀던 ‘주지마’ 무대를 선보였는데, 외설적인 퍼포먼스로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화사는 국내 아티스트 중에서도 유독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2018 일본에서 열린 ‘MAMA’ 무대에서도 수영복 형태의 노출이 심한 빨간 의상을 입고 등장해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도 화사는 늘 당당했다. 그는 2019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제의 의상에 대해 “애매하게 내릴 바에는 안 입겠다고 생각했다. 무대에 어떻게 입어야 제일 멋있을까, 내가 어떻게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수 화사. 사진 | 유튜브채널 드래프트탱크


이번 논란 역시 당시와 비슷한 양상이지만, 시민단체가 공연음란죄로 처벌해달라고 고발하면서 사태가 더욱 심각해진 모양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도 갑론을박 중이다. 파격을 넘어 다소 노골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축제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행사인 만큼 수위 조절을 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대학축제는 엄연한 성인들을 위한 축제이고, 평소 과감한 퍼포먼스를 선보여온 화사다운 무대였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도 많다.

다만 이것이 단순히 논란을 넘어 법적인 처벌받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공연음란죄’란 형법 제245조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한다. 여기선 ‘음란한 행위’는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 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과거 판례를 볼 때 화사의 케이스가 과다노출죄나 공연음란죄 등 형사 처벌을 받을 사안으로 보긴 어려운 측면이 많다. 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오토바이를 운전한 남성과 비키니를 입고 동승한 여성이 과다노출죄로 벌금형을 적용받은 바 있으나 공연음란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반드시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적인 의도를 표출하는 것이 곧 음란한 행위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댄스가수 유랑단’ 화사. 사진 | tvN


과다노출죄는 10만원 이내 벌금으로 처벌하지만, 공연음란죄를 범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공연음란 혐의가 인정되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에는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보안처분도 함께 받을 수 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노출 행위가 성적 흥분과 수치심을 유발하면 공연음란죄에 해당한다. 대학 축제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공연성’은 인정되나 화사의 퍼포먼스가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하는 ‘음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특히 공연음란죄는 최대 징역 1년까지도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적용도 까다롭다. 이번 사건이 공연음란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논란이 아티스트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막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문화적인 차이는 있지만, 해외 팝스타의 무대만 봐도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나 노출이 심한 의상들이 훨씬 많은데 국내 아티스트에게는 유독 가혹한 거 같다”며 “K팝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시점에서 공연·예술계의 선정성과 음란의 개념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거 같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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