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 렘브란트…빛보는 창고 속 걸작들
루벤스의 초기작 82억에 팔려
6월 크리스티 200년만에 돌아온
렘브란트 초상화는 118억에 낙찰
7월 6일 밤 소더비 런던에서 열린 고전 걸작(Old Masters)과 19세기 회화 이브닝 경매의 주인공은 ‘바로크 미술 거장’ 피터 폴 루벤스(1577~1640)였다. ‘성 세바스찬, 두 명의 천사가 보살피다’가 400만~600만파운드의 추정가로 출품됐다. 수세기만에 빛을 보게 된 거장의 작품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490만파운드(82억원·이하 수수료포함)에 새 주인을 찾았다.
1730년대에 이탈리아의 유명한 컬렉션을 떠난 후 행방이 묘연했던 이 그림은 300여년만에 1963년 미국 미주리에서 다시 나타났다. 2008년 루이지애나에서 열린 경매에서 프랑스 화가 로랑 드 라 이르(Laurent de la Hyre)의 작품으로 나와 단돈 4만달러(5000만원)에 낙찰됐던 작품이다. 2008년 경매 직후, 이 작품은 루벤스의 것으로 밝혀졌고 광범위한 연구가 이어졌다. 소더비의 전문가들은 엑스레이로 그림의 표면 아래를 분석해 진품임을 확인했다.
1600년대 초반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 이 작품은 1730년대 초에 루벤스의 이탈리아 제노바의 후원자인 스피놀라 가족의 컬렉션에 마지막으로 공개된 뒤 소장처를 찾을 수 없었다. 소더비의 올드 마스터 회화 공동 회장인 조지 고든은 “이 작품은 위대한 예술가들의 이름조차 역사에 잊혀질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6월 6일 열렸던 크리스티의 고전 걸작 이브닝 경매에서도 렘브란트의 재발견된 초상화 한 쌍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 200년 만에 경매에 나왔다.‘얀 빌렘즈의 초상’과 ‘야프겐 칼스의 초상’은 1123만 파운드(188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추정가인 500만~800만 파운드의 2배에 가까운 높은 가격이었다.
경매에 나온 사연이 극적이다. 소유자는 두 그림이 렘브란트의 것임을 몰랐지만 크리스티 고전 걸작 회화 국제 부회장인 헨리 페티퍼가 작품을 의뢰받고 진품임을 의심하면서 라익스뮤지엄 전문가들에 의해 작품 분석을 의뢰했다. 18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진품임이 확인됐다. 파이퍼 부회장은 “이것들은 웅장하고 공식적인 초상화가 아니며 개인적 문서에 더 가깝다. 작은 크기에 반영된 친밀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1635년 20대의 인기 많은 초상화가였던 렘브란트는 배관공 얀 빌렘즈와 아내 야프겐 칼스가 자신의 고향인 라이덴의 예술가 집안 출신으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관계였기에 초상화를 의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631년과 1635년 사이에만 60점의 초상화를 의뢰받아 그린 렘브란트는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로 명성이 높아지면서 이 작품을 그린 전후로 더이상 초상화 의뢰를 받지 않았다. 이 작품은 가로 21cm, 세로 17cm로 렘브란트의 초상화 중 가장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희귀한 초상화 한쌍은 1824년 크리스티를 통해 단돈 13파운드에 판매됐다가 무려 200년 동안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고, 올해 영국의 한 가족이 경매에 출품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남자 70% 외도, 30% 바람 꿈꿔”...성범죄 피해자 만난 수사관이 한 말 - 매일경제
- 집값 하락기에 8억 오른 이 동네…‘한국 최고의 수변도시’ 미리 찜 - 매일경제
- 길고양이 만졌을 뿐인데…제주서 ‘살인진드기’ 감염된 40대 - 매일경제
- “남자가 성폭행 하려해요 도와주세요”…출동한 경찰이 본 충격적 장면 - 매일경제
- “네? 얼마라고요?”…전국민 등골 브레이커된 전국구 바가지 요금 - 매일경제
- [속보] 서울 구로구에 ‘극한호우’…첫 긴급재난문자 - 매일경제
- ‘운전 미숙’ 60대…오토바이 들이받고 중앙선 넘어 ‘꽝’ - 매일경제
- “어슬렁 한컷, 뽀샵할 틈 없어요”…‘찐일상’ 올렸더니 ‘좋아요’ 세례 - 매일경제
- “지금껏 경험 못한 날씨, 올해 보게 될것” 끔찍한 경고 현실로? - 매일경제
- “아이스크림 몰래 먹다가 나한테 걸렸지” 서비스 감독이 기억하는 이대호 [MK인터뷰] - MK스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