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돈 푸는 일본… 투자자는 웃고, 국내 수출 기업은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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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돌아온 '역대급 엔저(엔화 가치 하락)'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저렴한 엔화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한편, 수출 주도의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엔저가 심해지면 국제 시장에서 일본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일본 제품 가격 하락)이 커지고, 결국 일본과 수출을 경합하는 국내 제품은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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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일본 상품 수출 경쟁력 높아져
한일 수출 경쟁 약해지고 일본 물가 상승
"타격 크지 않고 엔화 하반기 절상 압력"
8년 만에 돌아온 ‘역대급 엔저(엔화 가치 하락)’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저렴한 엔화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한편, 수출 주도의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9.21원으로 전일 같은 시간 기준가(916.68원) 대비 2.53원 올랐다. 원·엔 환율은 지난 5일 897.29원으로 2015년 6월 25일(897.91원) 이후 처음 8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올랐는데, 장기 추세로 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투자자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엔저를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엔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구매하고, 오를 때 되파는 엔테크(엔화+재테크)로 환차익을 노려보겠다는 계산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1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달 말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8,601억2,038만 엔으로 한 달 전(6,795억8,340만 엔)에 비해 26.5%나 불었다. 엔화 선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본 주식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문제는 수출이다. 엔저가 심해지면 국제 시장에서 일본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일본 제품 가격 하락)이 커지고, 결국 일본과 수출을 경합하는 국내 제품은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연구원(KERI)에선 엔·달러 환율이 1%포인트 상승(엔화가 1%포인트 절하)하면 우리나라 수출 가격은 0.41%포인트 하락하고, 수출 물량은 0.2%포인트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 엔저 시기와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양국 간 수출 경쟁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일 간 수출 유사성 정도를 측정하는 ‘수출 경합도’는 2015년 0.487에서 2021년 0.458로 낮아졌다. 품목별로 봐도 반도체, 기계, 자동차 및 부품 등 우리나라 수출 상위 7개 품목(수출액 비중 77.2%) 모두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떨어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간 수출 구조가 달라지고 있거나, 한국 제품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엔저 상황이 마냥 길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수출 타격 우려를 덜게 한다. 일본은 저물가를 타개하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10년물 국채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돈을 풀어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주요 기업들의 임금인상률이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하고, 물가도 오르면서 긴축 압력이 커지고 있다.
결국 일본중앙은행(BOJ)도 서서히 정책을 수정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엔저가 수출에 영향을 주기 위해선 오래 지속해야 하는데, 최근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책 목표를 상회하고 있어 하반기엔 절상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BOJ는 당분간 '초완화 정책'을 유지하다 연말연초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며 하반기 원·엔 환율 전망치를 900원 후반으로 제시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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