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만나는 이낙연, 헤어지지 않을 결심?

박성의 기자 2023. 7. 1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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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비명 모두 ‘갈등 표출’ 가능성 부인…“화합 우선”
갈등 영구 봉합엔 부정적 전망도…“긴장 계속될 것”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비공개로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앞서 정치권 일각에선 비이재명(비명)계 구심점으로 부상한 이 전 대표와 친이재명(친명)계 수장인 이 대표 간의 '충돌' 가능성도 언급됐다. 당의 쇄신 방향과 방법을 두고 두 사람이 이견을 드러내면서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날 회동은 당내 현안을 토론하는 자리가 아닌 '화합'에 초점을 맞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화두 역시 당의 쇄신 방향보다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등 윤석열 정부 견제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다음날인 지난해 3월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낙연 당시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드디어 성사된 회동…대화는 '비공개'로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만나 식사를 할 예정이다. 두 사람 간 대면은 지난 4월 이 전 대표 장인상에 이 대표가 조문한 이후 석 달여 만이자, 이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귀국한 뒤 처음이다.

이날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할 예정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측근인 김영진(당대표 정무조정실장)·윤영찬 의원도 동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이 대표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으며, 이 전 대표의 취향을 고려해 막걸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대표 간의 만찬을 앞두고 당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이 전 대표가 귀국 직후 이재명 지도부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해와서다. 이 탓에 당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가 분당, 즉 '유쾌한 이별'(이상민 민주당 의원)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왔다.

귀국 일성으로 "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던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며 "혁신은 민주당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당 지도부 교체 필요성 등을 언급한다면 계파 간 대결 양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갈등 표출? 친명‧비명 모두 '일단 휴전'

다만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회동에선 두 사람 간의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전 대표 측이 '계파 갈등' 양상이 이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대표가 관심을 갖고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한‧미 군사 동맹 △대북 정책 등이 주 화두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친이낙연계 민주당 의원은 "언론에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에 (이 전 대표가)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 전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큰 우려를 갖고 있다. 분당이니 공천이니 하는 정치공학적 얘기들은 이 전 대표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친명계에서도 이날 회동을 계기로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지원군'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당의 단합, 혁신에 대해 (두 사람이)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다"며 "두 분께서 의견을 같이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총선을 전후로 친명계과 비명계 간의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 진영 간의 뿌리 깊은 앙금이 한 번의 회동으로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서다. 여기에 양측의 '팬덤'이 서로를 '악마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대선 주자의 당내 공존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로서는 지난 대선 때처럼 이 전 대표와 함께 있는 그림이 당장은 필요할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귀국하고 지금 보름이 좀 지났는데 아직도 안 만나고 마냥 미루기만 하고 겉도는 것 같은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고 그게 심적 부담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것 아닐까"라고 두 사람의 회동 목적을 추측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1일 시사저널TV에 출연해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과 척을 져서는 당에서 자리잡기가 어렵다. 어느 정도 (이 대표에게) 협조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그것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한 것일뿐 이재명 대표를 돕는 건 아니다. 만나더라도 갈등의 씨앗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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