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대선 공식선거운동 전 “윤 후보 도와달라”···엉겁결에 공개 자백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10일(현지시각) 미국에서 동포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대선 당시인 2021년 12월 동포들에게 “윤석열 후보를 도와달라”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당시 발언 시점은 대선 공식선거운동 시작일(2022년 2월15일) 이전이다.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의 발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다만 국외에서 위반한 경우 공소시효는 선거일 후 5년이다.
당 재외동포위원장으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방미 중인 김석기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동포 정책간담회에서 “재작년(2021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워싱턴에 왔다. 많은 분들을 만나 뵀지만 그때 ‘우리 윤석열 후보를 좀 도와달라’고 하면서 ‘만약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제가 다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러 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께 ‘제가 당선되면 동포분들께 다시 감사 인사드리러 간다고 약속을 했다’고 하니까 ‘약속이 있으면 가야 된다. 다시 미국을 가라’고 그랬다”며 “그래서 제가 다시 (미국) 한 바퀴를 다 돌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 요청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시면, 저희 당에 힘을 실어주시면 저희들이 그 힘을 가지고 동포들을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해낼 것”이라며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뜻이 있는 분은 당원 가입을 많이 해주면 저희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2021년 12월3일 국민의힘 재외동포위원회 대표단 소속으로 태영호 의원 등과 함께 16박18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당시 김 의원은 출국에 앞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동포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시는 것이 동포분들의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적극 설명하고 등록과 투표 참여를 호소겠다”며 방미 목적이 ‘투표 독려’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거법상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내용 없이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
이날 발언으로 김 의원이 당시 단순 투표 독려를 넘어 윤 대통령 지지를 호소했다고 스스로 밝힌 셈이 됐다. 당시 김 의원은 시카고, 뉴욕, 워싱턴 등을 방문하며 동포단체, 유학생 등 한인단체들과 간담회를 했다. 지난 대선의 공식선거운동 시작일은 2022년 2월15일부터였다. 당시 재외국민 투표는 대통령 선거일인 3월9일보다 앞선 2월23일부터 28일까지 6일 동안 진행됐다.
사전선거운동은 선거운동 기간 전 특정 예비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 선거운동기간 전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 그 밖의 집회 등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김석기 의원의 발언은) 사전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 문제 소지가 있는 사안”이라며 “도와달라고 하는 게 의례적인 건지 아니면 정말 선거에서 당선을 목적으로 발언을 한 것인지 좀 종합적으로 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말로 하는 선거운동은 기준이 완화된 측면이 있지만 확성장치를 이용하거나 다중이 모인 집회에서 하는 경우는 안 된다”고 말했다.국외에서 선거법을 위반하면 공소시효는 선거일 후 5년이다.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방미 대표단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한국전 참전비 참배를 시작으로 5박7일 간의 현지 일정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날 동포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재외동포청 공약 이행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은 당선 1년 만에 그 약속을 지켰다. 재외동포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이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오는 11일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비롯한 미국 정·관계 인사들과 연쇄적으로 만난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민심의 법정서 이재명은 무죄”···민주당 연석회의 열고 비상행동 나서
- 40대부터 매일 160분 걷는 데 투자하면···수명은 얼마나 늘어날까?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은반 위 울려퍼진 섬뜩한 “무궁화꽃이~”···‘오징어게임’ 피겨 연기로 그랑프리 쇼트 2위
- ‘신의 인플루언서’ MZ세대 최초의 성인···유해 일부 한국에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