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20원 인상 수정안’…내년 최저임금, 사용자 쪽 요지부동

노동자 쪽 최초 요구안서 670원 낮추는 동안
동결 요구한 사용자 쪽은 100원 올리는데 그쳐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하고 있는 근로자(노동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들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각각 시간당 1만1540원(노동자 위원)과 9720원(사용자 위원)을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제출했다. 노사 위원들은 그동안 세 차례 요구안 수정을 거쳤으나, 여전히 그 격차는 1820원 수준으로 크다.

이날 회의에서 노동자 위원은 지난 11차 전원회의에서 제출한 최저임금 2차 수정안(1만2천원)을 460원 낮춘 액수를 3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최초 요구안(1만2210원)에 견주면 670원 떨어진 수준이다. 반면 애초 최저임금을 올해 수준(9620원)으로 동결할 것을 요구한 사용자 위원 쪽은 두 차례의 수정을 거치고도, 이날까지 100원 오른 액수를 내년 최저임금 액수로 제출하는 데 그쳤다. 2차 수정안에 견주면 20원 올린 수준이다.

3차 수정안 제출로 노사 제시안의 격차 2300원(2차 수정안)에서 1820원이 됐지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운 격차다.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이날 회의에서 공익 위원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심의 촉진 구간은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범위로, 공익위원이 캐스팅 보트를 쥐는 최저임금 위원 구성의 특성상 이 범위 안에서 최저 임금이 결정된다.

노동자 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에서 물가를 잡겠다고 라면 가격, 새우깡 가격, 소주 가격 인하를 주도하지만, 이미 오른 물가는 내려오지 않는다”며 “최저임금이 (한 언론에서 인용된)모 정부 고위 인사 발언처럼 1만원 이하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된다면 사회적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경제단체총연합 전무는 “최저임금 수준이 저임금 단신 근로자의 생계 보장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한 만큼, 이제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경영과 생활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