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에스터 “‘보 이즈 어프레이디’는 다크 코미디, 내가 웃고 싶어서 만들었다”[MD인터뷰]

2023. 7. 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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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내가 웃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내 유머는 어두워요. ‘유전’ ‘미드소마’도 유머러스하죠. 두 영화도 다크 코미디라고 생각해요.”

한국 영화팬이 공포영화의 마스터로 부르는 아리 에스터(37)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코미디라고 설명했다. 그의 영화는 공포와 코미디 사이 어디쯤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호아킨 피닉스)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지난 5일 개봉한 이후 3만 9,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에서 그는 ‘믿고 보는 감독’이다.

그리스 비극+구약성서+테네시 윌리엄스, 궁극의 유대인 어머니 이야기

그는 최근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그리스 비극, 구약성서, 프로이트의 전형 같은 인물이 나오는 멜로 드라마적 영화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영향도 받았다. 궁극의 유대인 어머니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방대한 유대계 농담이죠. 어머니를 신격화된 존재로 그렸어요. 그게 ‘펀치라인(농담에서 핵심이 되는 결정적인 구절)’이에요. 가족은 요새같아서 벗어날 수 없죠. 그러한 주제의 스토리텔링에 흥미를 가졌어요.”

극중에서 보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긴 여정을 떠나는데, 이 과정에서 온갖 기이한 체험을 겪게 된다.

“보는 양가적 감정으로 갈등을 겪고 있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죠. 그게 나랑 비슷해요.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에 가장 자기 검열을 적게 했어요.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만들었죠.”

존경하는 작가는 카프카

해외에선 그의 영화를 ‘카프카적’으로 평가한다. 실제 그 자신도 카프카를 존경한다고 답했다.

“카프카의 장점은 너무 많아요. 유머러스한 작가죠. 삭막함 속에서 시적이고 문학적인 능력을 찾아내는게 놀라워요. 내가 읽었을 때 더 잘 다가오는 것 같아요.”

실제 극중 ‘보’는 카프카의 소설 ‘심판’에 나오는 요제프 K를 떠올리게 한다. 요제프 K는 어느날 아침 영문도 모른 채 체포된다. 무엇 때문에 체포되고 왜 기소됐는지, 죄목은 무엇이고 단죄하는 사람은 누군지 전혀 모른채 질질 끌려다니는 인물.

보는 국가에 의해 쫓기지 않지만, 어머니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이창동은 천재, 봉준호는 나의 히어로

카프카, 테네시 윌리엄스를 좋아하는 그는 소설가 출신의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도 매료됐다.

“이창동 감독은 천재적이고 문학적입니다. 미스터리를 잘 활용하는 점도 좋아요. ‘시’ ‘버닝’ ‘오아시스’ 같은 작품을 보면 미묘하면서도 깊이가 있어요.”

그는 봉준호 감독을 “나의 히어로”라고 표현했다.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자재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에스터 감독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미국 리메이크 작업에도 참여한다.

“불후의 명작입니다. 많은 장르를 한 편의 영화에 집약시키기가 어려운데 그걸 잘 해냈어요. 클래식 같은 작품으로, 제가 정말 좋아해요.”

그의 한국영화 사랑은 끝이 없었다.

[사진 = 싸이더스, 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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