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선 JYP 엔믹스, 박진영 등판→정체성은 '흔들' [종합]
박진영 프로듀서의 등판은 기로에 선 엔믹스(NMIXX)에게 득일 될지, 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엔믹스(릴리, 해원, 설윤, 배이, 지우, 규진)의 세 번째 싱글 'A Midsummer NMIXX's Dream'(어 미드서머 엔믹스 드림)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타이틀곡 'Party O'Clock'(파티 어클락)에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 한여름 밤 엔믹스의 숲 속 파티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JYP 대표 프로듀서이자, 수장 박진영이 처음으로 엔믹스의 곡작업에 참여한 작품이라는 대목이 눈에 띈다. A부터 Z까지 자신의 소속 아티스트의 전반을 꼼꼼하게 총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박진영이 JYP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걸그룹의 프로듀싱을 남의 손을 맡겨왔던 것. 새로운 시도의 결과는 아쉬웠다. 2022년 2월 데뷔한 엔믹스는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대중적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원더걸스, 미쓰에이, 트와이스, 있지 등 국내를 대표하는 걸그룹을 탄생시키며 '걸그룹 명가' 수식을 얻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아성은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에스파,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 스테이씨, 피프티피프티 등 동시대 활동 걸그룹들의 엄청난 흥행과 견주어봐도 아쉬운 성적표다. 라이벌 걸그룹들 뿐만 아니라, 5세대 후배 아이돌 그룹들이 물밀듯 데뷔하며 벌써부터 각광받고 있기에 더욱 조급한 상황. K콘텐츠의 전 세계적 인기가 높아진 만큼, 대중의 기준 역시 동반 상승했으며 판가름의 시기도 빨라졌다. 기로에 선 엔믹스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셈.
박진영의 손길이 닿은 엔믹스의 신곡은 그들의 정체성인 믹스팝(Mixpop)을 덜어내고 유행을 좇은듯한 감상을 남긴다. 데뷔 초부터 '믹스팝'(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결합한 곡)을 자신들의 음악적 정체성으로 꼽아온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그럼에도 해원은 "데뷔부터 노력한 부분이다. 믹스 장르 사이에 큰 차이가 없을 뿐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이 곡 안에서 큰 장르 변화는 없지만 비트체인지를 통한 변주는 분명히 있다. 그 대목이 믹스팝을 이어가려는 노력이다. 이 모든 것들이 엔믹스의 개성이 믹스된 곡"고 강조했다. 장르의 믹스는 옅어졌지만 비트, 개성이 혼합되었으니 '믹스팝'이라는 주장이다.
릴리는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티저를 통해 팬들이 '하나의 곡 안에서 변주를 많이 줬다'는 의견을 주더라. 그런 게 우리만의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적 개성 자체가 믹스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진영이 지금 시점을 프로듀싱 적기로 택한 것에 대해 아티스트들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해원은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진영 프로듀서께서는 소속 아티스트를 모두 아껴주신다. 우리에게 딱 맞는 노래가 지금 나와 선물해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엔믹스는 그간의 성과를 되짚는 시간도 가졌다. 규진은 가장 흐뭇한 성과로 쇼케이스 투어를 꼽았다. 그는 "데뷔 1년 6개월 활동을 하면서 첫 해외 쇼케이스 투어를 했던 게 가장 자랑스럽다. 여러 장르에 대한 시도를 했다는 대목 역시 기뻤다. 엔믹스가 이런 것도 할 줄 아는 걸그룹이라는 폭넓은 가능성을 보여줘 뿌듯했다"고 전했다.
릴리는 아쉬운 성과를 묻는 질문에 '코로나19'를 언급했다. 그는 "데뷔 시기가 코로나19가 극심하던 때였다. 데뷔 혹은 컴백 당시 대면으로 만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엔믹스의 목표에 대해 해원은 "쇼케이스 투어를 하면서 느낀 점은 멀고 다양한 지역에서 엔믹스를 사랑해 주신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열심히 나아갈 예정"이라 꼽았고, 규진은 "기대를 받는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적인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예정이다. 우리만 소화할 수 있는 장르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전혀 부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엔믹스는 11일 오후 6시 '어 미드서머 엔믹스 드림'를 정식 발표한다. 이어 8시에는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진영 대표의 묘수가 통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iMBC 이호영 | 사진 iMBC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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