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압구정3구역 설계 후보 '희림' 고발 “주민 현혹”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모습. 2023.4.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 수주에 참여한 희림을 고발했다. 시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안 등에서 제시한 법정상한용적률인 300%에 부합하지 않는 360%를 기반으로 설계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시는 압구정3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건축설계 공모지침을 위반한 설계안을 제출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및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를 사기미수 및 업무방해 및 입찰방해 혐의로 관할 경찰서인 강동경찰서와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희림은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등과 함께 설계안 ‘더압구정’을 제안했다.

시에 따르면 두 건축사사무소는 압구정3구역 정비계획안 수립을 위한 설계사 선정을 앞두고 시가 제시한 용적률 등에 부합하지 않는 설계안을 제시, 조합원, 주민 등을 현혹한 혐의다. 앞서 이달부터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은 희림과 해안건축 설계안 중 1곳을 결정하기 위한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15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설계안을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신통기획안 및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상 압구정3구역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법정상한용적률은 300%다. 문제는 희림은 최대 용적률 360% 최고 72층에, 건폐율 73%로 18개동 총 5974가구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반면 해안은 최대 용적률 300% 최고 75층에, 건폐율 15% 13개동 총 5214가구 설계안을 제시했다.

시는 이번 설계 공모과정에 감독 책임이 있는 자치구청에 해당 설계안 설계자를 행정조치 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압구정 3구역의 신통기획안이 그대로 지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올바른 설계문화 정착을 위해 관련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왜곡된 설계로 주민을 현혹하고 시장을 교란하는 설계자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날 희림은 입장문을 통해 신통기획안은 정비계획안을 위한 ‘지침’이라고 주장했다. 신속통합기획안을 정비계획안으로 만들기 위해선 주민 3분의2 동의가 필요한 만큼 신통기획안이 주민 의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다. 희림 측은 “정비계획안 작성은 주민이 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신통기획안은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진행 방식의 예시이므로 주민의사 반영이 미흡하다면 보완해서 진행해도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서울시가 통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가 신통기획안을 확정하면 주민과 구청은 신통기획안을 반영한 정비계획안을 수립해 입안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서울시가 정비계획안 및 정비구역을 결정 고시한다. 이 과정에서 구청이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정비계획 입안을 하려면 주민 동의 3분의 2 이상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