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이 양석환의 ‘하트 세리머니’를 반기는 이유…“FA 잖아요”
두산 내야수 양석환(32)은 홈런을 쏘아올릴 때마다 ‘하트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두 손을 하트 모양으로 모으고 1루 베이스부터 홈까지 밟은 뒤 더그아웃까지 달려간다. 그런 그를 이승엽 두산 감독(47)은 같은 동작을 취하며 반긴다. 이 감독의 미소는 팀의 승리까지 이어진다.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고 불린다. 큰 한 방 하나로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대표적인 홈런 타자였다. 개인 통산 홈런 개수는 467개로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7년(32홈런), 1999년(54홈런), 2001년(39홈런), 2002년(47홈런), 2003년(56홈런) 등 다섯 차례 홈런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1999년에는 KBO리그 최초로 50홈런의 포문을 열었고 2015년에는 개인 통산 400홈런을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는 역전 2점 홈런을 쏘아올려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기도 했다. 이 장면은 야구 팬들에게도 아직까지 회자되곤 한다.
숱한 홈런 타구를 그려낸 이승엽 감독이 양석환의 홈런을 더 반기는 이유가 있다.
양석환은 10일 현재 74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리그 전체에서는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두산에는 양석환 홈런과 관련된 좋은 징크스가 있다. 지난달 25일 키움전에서 홈런 2개를 쏘아올린 양석환은 총 12경기에서 ‘손맛’을 봤다. 두산의 12경기 성적은 11승1패였다. 1경기를 빼고 모두 이겼다.
이렇다보니 사령탑이 그의 홈런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올시즌 두산의 지휘봉을 잡아 감독으로서 첫 해를 보내고 있는 이 감독은 평소 경기 중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양석환의 세리머니만은 반응을 해주는 이유가 있다. 홈런은 바로 팀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양석환의 세리머니를 받아준 이유에 대해 “원래는 홈런 치면 세리머니를 좀 해달라고 해서 ‘나도 당연히 하지’라고 말 했는데 2주 이상 홈런이 안 나왔다”라며 “그 이후에 볼 때마다 ‘언제 (세리머니를) 하느냐, 난 준비가 되어 있는데’라고 말하곤 했었다”고 말했다.
양석환은 6월2일 KT전에서 홈런을 친 후 17경기 동안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다 6월25일 키움전에서 2개의 홈런을 몰아쳤고 이 감독의 하트 세리머니를 이끌어냈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5회 2점 홈런, 6회에도 2점 홈런을 쏘아올려 17-2 승리까지 이끌어냈다.
특히 양석환이 경기 후 반 때려내는 홈런을 반긴다. 이 감독은 “경기 후반에 역전 홈런이 나오면 기분이 좋더라”고 말했다.
양석환의 홈런은 팀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신일고-동국대를 졸업한 뒤 2014년 LG에 입단한 그가 처음으로 가치를 인정 받을 기회를 얻는다.
올시즌 좋은 페이스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10일 현재 74경기 타율 0.278로 양석환이 소화한 시즌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2021년 28홈런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써낸 양석환은 올해도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에 13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감독은 “FA니까 좋은 대우를 받으려면 야구는 안타도 중요하지만 홈런을 많이 치면 그래도 가치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 그래야 팀에도 더 도움이 되니까 양석환 선수를 위해서라도 홈런이 나오면 좋다”며 빙그레 웃었다. 이 감독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하트를 그려보일 자세가 되어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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